안길수 현대백화점 충청점 주임
[시선]

매년 12월, 이맘때면 상투적으로 나오는 말이지만 올해도 정말로 '다사다난'한 1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회적으로는 여러 이슈로 뒤숭숭했고, 개인적으로는 청주에 발령이 나 현대백화점 충청점에서 기획 담당으로 근무한지 한 돌을 맞았다.

여러 일이 많았지만 어쨌든 한 해를 갈무리해보면 '감사함'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가족 모두 무탈하게 1년을 지낸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하지만 이 세상에는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다.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누리는 가족의 사랑, 건강한 신체 등등. 이를 위해 개인적으로도 여러 봉사활동, 구호활동을 하고 있고, 청주에 몸담은 사회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청각장애 환우를 돕기 위해 '사랑의 달팽이'와 함께 진행한 가수 박상민 씨 콘서트였다. 좋은 취지로 준비한 행사지만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잘 진행될까 걱정도 많이 했다. 다행히 400여 명이 넘는 고객들이 좋은 뜻을 가지고 방문해 주셔서 넓은 문화홀을 가득 채워 주셨다. 박상민 씨는 원래 원숙한 무대 매너로 호평이 자자한 분이지만, 이 날은 더욱 더 재미있는 입담으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줬다. 진행하던 저도 웃음을 참으며 즐겁게 고객들과 소통한 기억이 남아있다.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충청지역 명사들과 현대백화점 고객들의 애장품을 기증받아 고객에게 판매한 '따뜻한 충청 만들기' 바자회를 꼽을 수 있다.

나눔을 함께하고자 하는 뜻을 여러 충청지역 명사들과 고객들께 전달해 드렸고, 많은 분께서 선뜻 아끼던 애장품을 저희에게 기증해 주셨다.

이시종 충북지사의 식기 세트,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의 사진액자와 자개 필통,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의 만년필 등 손때와 애정, 개인사가 켜켜이 담겨 있는 애장품을 받고 보니, 이런 마음을 허투루 쓰면 안되겠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예쁘게 포장하고, 광고물을 만들고, 판매하는 바자회의 모든 과정이 즐거웠던 이유였다.

바자회를 찾아주신 고객께서 물건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를 궁금해 하셨고, 선뜻 지갑을 열어주신 덕분에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될 수 있었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해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데 사용했다.

기부문화를 이야기 할 때 흔히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이야기 한다. 최근 국정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일련의 상황은 가히 '총체적 난국'이라 할 만하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국민을 통합하고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실천 노력이 필요하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올 한 해 짜증나는 일도 많고 힘든 일도 많은 한 해였지만, 그래도 어디 세상사라는 것이 안 좋은 일만 있던가. 웃으면서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면 분명 지금보다는 나아져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사랑의 힘을 믿는다. 내년에도 사랑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해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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