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에 학생들 대부분 낙담
울먹거리는 친구 위로하기도, 교사들도 난처한 기색 역력해

▲ 2017학년도 수능 성적발표일인 7일 대전 복수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조심스레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선생님들, 특히 제가 당부드렸던 말씀들 잘 전달해주세요.”

7일 오전 8시 50분 학생들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배부하기 10분전 대전복수고등학교 3학년 교무실. 유인환 3학년 부장교사는 각 반으로 이동하려는 교사들의 뒤에 대고 다시 한번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날 부장교사가 교사들에 강조한 말은 “(기대했던 점수에 비해 낮게 나와)상심이 클텐데 학생들을 잘 위로해달라”는 말이었다.

오전 9시 정각, 담임교사가 무거운 마음을 안고 도착한 3학년 8반 교실.

최근 몇년간 가장 어려웠던 수능이라는 말을 입증하듯 교사로부터 성적표를 받는 학생들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았다.

가장 처음으로 호명된 학생은 성적표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고 자리로 돌아가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성적표는 시계의 긴 바늘이 두 개 남짓 움직이기도 전에 모든 학생의 손에 들어갔다.

일찍이 성적표를 뒤집고 읽던 책을 마저 보는 학생부터 울먹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는 학생까지 다양한 모습이 연출됐다.

오승아 양은 “평균점수는 생각했던 것과 비슷했는데 등급으로는 2등급이나 떨어졌다.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출 것 같다”고 말했다.

만족스러운 성적을 얻었거나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들도 가방끈만 만지작거리면서 별다른 티를 내지는 못했다.

학생들은 수험표를 받자 집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복도는 군데군데 울먹이는 학생과 위로하는 학생들만이 남았다.

윤소정 양은 친구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정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많이 쳐져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사들도 난처한 얼굴이 역력하면서도 힘을 북돋아주려 지나가는 학생 한 명 한 명 말을 붙였다.

이소민 교사는 “얘들아. 수고했어. 어떻게든 너희 원하는 대학 보내주는 게 내 목표야”라고 얘기했다.

학생들이 돌아가고 난 교실에는 헤진 교과서와 참고서들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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