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행 충남도의회 의원
[투데이춘추]

자상한 부모, 뛰어난 외모와 총명한 두뇌.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소년 마르코. 우연한 사고로 시력을 잃은 뒤 집을 떠난 마르코는 모든 희망을 잃고 스스로 어둠 속에 갇힌다. 그러나 천사처럼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들을 위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기적에 도전하게 된다. 위 내용은 영화 천국의 속삭임의 줄거리이다. 천국의 속삭임은 시력을 잃고 절망에 빠진 한 소년이 소리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이 이야기는 미르코 멘카치의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전세계 수많은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과 특별상을 석권하기도 했다.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미르코 멘카치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음향 감독으로 성장했고, 이탈리아의 불합리한 장애인 법조항도 개정하게 이르렀다.

필자가 이 영화를 소개한 이유는 며칠 전 충남관악단 희망울림 공연에서 깊은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화려한 영화만큼 이 연주회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일깨워주기 충분했고, 인식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관악단 연주란 지휘자와 각기 다른 악기 연주자가 혼연일체가 되고, 개인보다는 공동으로 어우러져야 하나의 곡이 완주된다. 그동안 장애 단원들이 연주 역량을 키우기 위해 오랜 시간 반복된 연습을 하는 장면이 눈에 선했다. 장애를 음악으로 승화하기 위해 흘린 땀과 노력은 연주를 통해 충분히 가슴 깊이 큰 울림으로 자리 잡았다.

필자는 평소에도 장애인복지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충남도의회 후반기에 문화복지위원회를 택한 이유도 바로 관심에 이끌려서다. 충남도내 등록 장애인은 12만 5525명이다. 이는 도내 총인구수 208만 5844명의 6%에 해당된다. 장애인 복지 예산은 1207억 원으로, 장애인 생활안정을 지원금과 일자리 지원, 재활시설 확충 등의 사업에 쓰이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최상의 복지는 장애인이 직업을 갖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서 설명한 천국의 속삭임 영화처럼 우리의 작은 변화가 다른 이에겐 큰 꿈이 될 수 있다. 충남도 희망어울림은 되레 우리에게 큰 감동을 전해준다. 힘든 과정, 어려운 여건들을 이겨내고,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잇는 소통을 알려준 것이다.

우리는 하늘이 파랗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사실을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도 없다. 그런데 정말, 하늘이 파란 게 맞을까? 여기에는 한 번도 하늘을 보지 못한 친구들이 있다. 앞으로 희망울림이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전국에 퍼져 나아가 힘찬 날갯짓을 하며 비상하는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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