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추민수 박사 "친환경 화장품 제조기계도 개발중"

국내 연구진이 화학물질이 들어가지 않은 친환경 방향제를 개발했다.

7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신기능재료표준센터 추민철 박사팀이 창업한 ㈜그린솔이 내년 봄 계면활성제 없이 만든 방향제와 탈취제 제품을 상용화해 출시한다.

물과 기름은 자연적으로 섞이지 않기 때문에 기름 성분이 사용되는 화장품, 의약품, 방향제, 나노잉크 등 산업 전반에서 계면활성제 등 분산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계면활성제의 인체 유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방향제나 화장품 등 제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민철 박사팀은 2014년 실온에서 계면활성제 없이 기름을 물속에 나노 크기로 분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그린솔을 창업한 바 있다.

기름 입자는 물속에서 서로 응집하면서 순식간에 물과 분리되기 때문에, 물과 섞으려면 입자의 크기를 10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로 작게 만들어야 한다.

추 박사팀은 자체 개발한 '초음파 집속 장치'를 이용해 기름 입자를 수십 나노미터 크기로 만들어 분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장치는 원통형 압전자(PZT, 초음파 발생 장치)를 이용해 물과 기름이 혼합된 용액에 500kHZ의 고주파수 초음파를 쏴 원통 중앙에 강력한 에너지를 모아줄 수 있다.

원통형 구조로 에너지를 한곳에 모을 수 있어 효율이 높고, 액체가 순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동화와 대량생산 공정이 가능하다.

기존 수조(Bath)형이나 뿔(Horn)형 초음파 장치는 주파수가 20kHZ에 불과하고, 순환이 아닌 흘려보내는 방식이어서 기름 입자의 크기를 최대 수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정도밖에 쪼갤 수 없었다.

연구팀은 주파수 영역을 높임으로써 강한 에너지를 집속시켜 입자를 쪼개는데 수십 시간 걸리던 것을 실시간으로 줄이는 데 성공,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실험실에서 월 50t 규모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00t 규모로 늘려 방향제·탈취제를 제품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화장품을 제조할 때는 유성원료와 수성원료를 섞기 위해 계면활성제를 첨가해야 했으나, 이 기술을 이용하면 화학물질인 계면활성제를 섞지 않은 인체 친화형 화장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민철 박사는 "커피 머신처럼 집에서 직접 화장품을 만들어 쓸 수 있도록 초음파 집속장치를 소형화한 기계도 개발 중"이라며 "의약품과 페인트, 잉크,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이 추진하는 신산업 창조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았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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