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자신의 욕망을 대신 수행하는 '대리인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사회, 그리고 그 속에서 주체성을 갖지 못하고 '대리인간'으로 전락해 버리는 사람들.

최근 이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흔들리는 것을 모두가 목도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엔 와이즈베리가씁쓸한 사회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대리사회’를 책으로 출간했다.

‘대리사회’는 올 여름부터 저자의 페이스북, 다음 스토리펀딩에 연재되며 네티즌 사이에서 이슈화 된인기작이다. 지난 해 현직 대학 시간강사가 대학원생과 시간강사의 삶,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사회를 적나라하게 그려내 화두가 됐던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김민섭 작가가 펴낸 두 번째 책이기도 하다.

이번 책에는 저자가 8년간 몸담았던 대학을 그만두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대리기사로 일하게 되면서 느낀 '대리인간'으로서의 자기성찰, 그리고 대리운전을 하며 마주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 등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특히, 저자는 사회를 거대한 '타인의 운전석'으로규정한다. 사회가 그 누구도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서 행동하고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며,호칭을 통해 사람들에게 주체라는 환상을 덧입혀 마치 자신의 차에서 본인 의지에 따라 운전하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는 것이다.

‘대리사회’는 그 공간에서 저자가 익숙하게 체험한 3가지 통제(행위, 말, 생각)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노동 현장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하나의 주체로서 살아남기 위해 사회가 만들어낸 견고한 시스템과 마주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외면하고 침묵하지 말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강요된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이라 믿으며 '대리인간'의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타인의 욕망을 대리하며 사는 '대리인간'에 대한 많은 생각하게 하는 요즘, ‘대리사회’는 사회에서 주체성을 갖고 온전한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책이다. 세종=황근하 기자 guestt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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