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친구에게 메시지… 평소 2배
음성사서함 많아 공중전화 북적

어제는 오늘과 내일의 거울입니다. 신문은 과거가 담겨있습니다. 매일 기사가 쌓이고 쌓여서 수십년이 지나 '역사'로 남았습니다. 충청투데이 온라인뉴스부에서 과거 지면을 통해 옛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과거를 토대로 오늘을 살피면 미래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삐삐와 공중전화는 짝꿍입니다. 송신자와 수신자는 여러 단계를 거쳤습니다. 네자리 숫자로 구성된 '암구호'는 고도로 압축된 '언어'이자 고급 문자였습니다. 기술 발전이 눈부신 현재 관점으로 보면 원시적이고 불편한 소통 방법입니다만, 그때 그 시절 공중전화 박스 뒤로 줄지어 선 사람들의 표정에는 희망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즉답보다는 몇 박자 늦게 뜸 들이고 기다리는 맛이랄까요.

세월의 발걸음은 어마무시하게 빠릅니다. 
삐삐가 사라지며 공중전화마저 자취를 감췄습니다. 통신 수단은 나이먹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진보했습니다. 만능 '카톡'은 쉴새 없이 전달됩니다. 어느 곳에서 무얼 하는지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영상통화 시대입니다. 20년 전 이날 11월 끝자락에 첫 눈이 내렸습니다. 무선호출기의 호출량이 평소 2배 이상 급증했답니다. 연인들이 첫 눈 소식을 담아 사랑의 언어로 속삭이는 공중전화 부스의 열기는 하얗게 쌓인 눈을 녹일만큼 뜨거웠을 겁니다. 
#몇 년 뒤 "잘자 내꿈꿔~" #CF대박 #이정현 #조성모 #700-5425 #조웅래

첫 눈에 삐삐 호출 폭증
연인·친구에게 메시지… 평소 2배
음성사서함 많아 공중전화 북적

"대전과 충남지역에 첫 눈이 내린 29일 오전 삐삐(무선호출기) 호출량이 평소보다 2배이상 급증하는 기현상이 빚어졌다. 특히 이날 삐삐호출은 대부분 자신의 목소리를 담을수 있는 음성사서함으로 집중돼 연인이나 친구들에게 첫 눈의 의미를 담은 사랑의 메시지 전달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삐삐호출이 가장 많았던 시간은 오전7-11시 사이. 이 시간동안 한국이동통신의 012삐삐는 무려 11만8천여건의 이용실적을 기록해 평소보다 50%이상 증가했고 음성사서함의 경우는 평소의 2배 가까운 9만5백여건이 집중됐다."
1996년 11월30일 대전매일신문 14면

▲ 1996년 11월30일 14면 박스 기사. 충청투데이 DB
▲ 1996년 11월30일 14면. 충청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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