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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흘러도 변함없는 그곳

변종만 http://blog.daum.net/man1004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6년 11월 29일 화요일 제11면     승인시간 : 2016년 11월 28일 18시 55분
지난 11월 9일, 사진동호회 설레임 회원들과 사계절이 아름다운 산막이 옛길로 출사를 다녀왔다. 산막이 옛길은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까지 옛 사람들이 지게를 지고 힘들게 걷던 물가의 산길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옛길이 생태탐방로, 자연학습장 등 테마형 휴식공간과 어우러져 제주 올레, 지리산 둘레길에 버금가는 명소로 연 150여만 명이 찾는다.

세상살이가 어디 마음먹은 대로 되는가. 해뜨기 전 도착해 일출과 물안개를 담으려고 했으나 출발이 많이 늦어졌다. 그렇다고 조급할 것도 없다. 산막이 옛길은 풍경을 담으며 하루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유난히 붉은 해가 산등성이 위로 한 뼘쯤 떠오른 뒤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라 오가는 사람이 없어 한적하다. 목재조형물과 닭장을 지나 낮은 언덕을 넘으면 왼쪽 물가에 유람선이 떠있는 차돌바위나루가 있다.

산막이 옛길의 매력은 괴산호를 끼고 있는 것이다. 괴산호는 1957년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수력발전소인 괴산댐을 건설하며 생긴 호수다. 수면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수면에 그림자를 드리운 군자산 자락이 멋지다.

소나무들이 숲을 이룬 산길을 걸으면 고인돌 쉼터, 연리지, 소나무 동산, 소나무 출렁다리, 정사목을 연달아 만난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하나의 나무처럼 자라 남녀 사이의 애정에 비유하는 사랑나무다. 정사목은 남녀가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모습의 소나무다. 등잔봉, 한반도전망대, 천장봉, 삼성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에 오르면 괴산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막이 옛길은 때 묻지 않은 청정지역이고 여러 가지 볼거리들이 쪽빛 호수와 어우러져 산책길이 지루하지 않다. 등산로 입구를 지나 호수전망대로 향하면 연화담, 망세루, 노루샘, 호랑이굴, 매바위, 여우비바위굴, 옷벗은미녀참나무, 풀과나무의사랑, 앉은뱅이약수, 얼음바람골이 차례대로 나타나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야기들이 많다. 앉은뱅이 약수가 물을 내뿜는 모양을 자세히 관찰하면 남녀가 구별된다. 호수전망대에 서면 시원스레 펼쳐진 괴산호의 풍광이 눈앞에 나타나 가슴이 확 트인다. 이 고장 문인들의 작품이 군데군데 놓여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괴산바위, 괴음정, 고공전망대, 마흔고개, 다래숲동굴, 진달래동산, 가재연못, 산딸기길을 지나면 주변의 풍광이 아름다운 산막이나루다. 물가에 아름다운 노송들이 여러 그루 서있고, 물길 건너편 절벽위에서 환백정 정자가 내려다보고 있다.

산막이마을에서 막걸리 한잔 마시고 문광면 덕평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걸으면 물가에 지난 9월 1일 선보인 연하협구름다리가 보인다. 산막이 옛길이 끝나는 산막이마을에서 2㎞ 거리에 있는 이 구름다리가 이름에서 충청도 사람들의 착한 심성과 푸근한 인심이 묻어나는 충청도 양반길을 잇는다. 다리위에서 길게 이어지는 협곡을 구경하는 것도 좋다. 다리를 건너면 아홉 개의 비경에 아홉 번 탄성을 지른다는 갈론계곡 입구다.

구름다리에서 삼신바위를 지나 노수신적소(수월정)로 가며 호반을 걷는다. 이곳은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자연의 오솔길이라 더 정이 가고 물가의 소나무 숲, 물위에서 반짝이는 햇살이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노수신적소(충북기념물 제74호)는 유배생활 하던 곳을 뜻하는 적소에서 알 수 있듯 조선시대의 문신으로 영의정까지 올랐던 노수신이 을사사화로 유배생활을 할 때 거처하던 곳이다.

산막이나루에서 5000원이면 배를 타고 초입의 차돌바위나루까지 갈 수 있다. 유람선에 올라 호수를 가로지르며 괴산호가 만든 멋진 풍경을 감상한다. 절벽위의 환벽정, 괴산호를 병풍처럼 둘러싼 천장봉과 등잔봉, 물가의 산막이 옛길, 물을 가득담은 괴산댐 등 모두가 한 폭의 그림이다.

산막이 옛길은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기에 좋은 웰빙산책로다. 여러 번 들른 곳이지만 산막이 옛길만큼 찾을 때마다 새롭고 마음 편한 곳도 드물다. (이 글은 11월 24일에 작성됐습니다-이 사업(기사)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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