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학생 10명 중 3명 아침 거른다
청소년 30% 아침 안먹어
학습능력 저하·영양 불균형
성인된 후 평생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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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충남의 한 중학교 3학년인 이명훈(가명) 군은 아침밥을 거의 먹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아침밥을 먹었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침밥을 먹지 않기 시작했다. 귀찮기도 했다.

엄마도 몇 년 전부터 회사에 다니면서 아침이면 출근 준비로 바쁘다. 물론 전기밥솥에 밥이 있지만, 대충 빵으로 때우거나 거른다. 이 군은 매일 등교한 후 1~2교시가 지나면 배가 고프다. 그러면 학교 매점으로 달려가 군것질을 한다. 그래야만 점심 급식 때까지 참을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 '삼시세끼'는 점차 옛말이 되고 있다. 아침밥을 먹지 않고 학교에 등교하는 청소년들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문제는 아침 결식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한 '201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6~11세 아동의 경우 약 11%(남자 11.7%, 여자 11.3%)가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다. 청소년은 남자가 33.2%, 여자가 28.6%의 아침결식률을 보여 심각성을 더했다. 2010년 국민건강 통계조사 결과(6~11세 아동 10.5%·12~18세 30.1%)와 비교해 볼 때도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높아지는 추세다.

청소년기에 아침식사를 거르는 생활패턴은 건강에 치명적이다.

전문가들은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주의 집중력 저하, 인지력 및 학습 수행능력 저하를 불러온다고 한다. 학습능력 저하가 문제가 아니다. 평생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아침밥을 안 먹다 보니 점심식사 때면 과식을 하게 된다. 결국 비만과 영양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이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팀이 2011년 서울·경기지역 초등학교 5학년 아동 15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아동의 아침결식과 관련된 요인과 영양소 섭취'라는 제목의 이 연구에 따르면 아침 결식아동은 섭취아동에 비해 키는 작고 허리둘레와 몸무게 수치는 높았다. 아침 섭취아동의 키는 평균 145.3㎝인데 비해 결식아동은 145.1㎝였다. 섭취아동의 평균 허리둘레는 63.6㎝이었지만 결식아동은 64.4㎝였다. 몸무게도 섭취아동은 평균 39.3㎏, 결식아동은 39.8㎏였다.

매주 탄산음료를 먹는 비율의 경우 아침 결식아동이 70.5%인데 비해 섭취아동은 62.0%였다. 매주 라면을 먹는 비율도 아침 결식아동( 78.7%)이 섭취아동(69.7%)에 비해 높았다. 이밖에도 아침 결식아동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거대 영양소의 섭취가 섭취아동보다 낮았으며, 철분, 아연, 비타민 B1·B2·B6·C, 나이아신, 엽산 등 영양소의 섭취가 아침 섭취아동보다 낮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아침을 거른 만큼의 공복감을 없애기 위해선 다른 음식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이 때 청소년들의 선택 폭은 극히 제한적이다. 건강한 음식 보다는 매점 등에서 파는 빵이나 과자, 라면, 탄산음료수 등에 손이 간다. 더 자극적이고, 더 달고, 더 기름진 음식이다.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때론 폭식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안 먹어서, 또는 귀찮거나 바빠서 거른 아침식사가 아이들의 평생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김영분 충남도교육청 장학사는 "청소년기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공급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아침식사"라고 말했다. 김 장학사는 "아침밥이 성적을 오르게 하고 집중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청소년기의 아침식사는 성인이 된 이후의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며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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