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경찰 인력 680명 투입 수송·교통소통 실시
미지참 수험표 전달·복통 학생 응급실서 시험치르기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7일 지각 수험생과 시험감독관이 경찰 도움을 받았고 일부 학생은 병원 응급실에서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경찰이 해결한 수능 관련 민원사례는 모두 33건(9건·24건)으로 집계됐다. 대전과 충남경찰은 각각 256명과 424명의 경찰인력을 투입해 지각 위기에 빠진 수험생을 긴급수송하거나, 시험장 주변의 원활한 교통소통 등을 도왔다. 이날 오전 7시35분경 대전 서구 월평지구대에 수험생 김모(19) 군이 상기된 얼굴로 들어섰다.

김 군은 다급한 목소리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늦을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김용남 경사는 김 군을 태우고 순찰차를 몰아 8㎞ 떨어진 중앙고등학교에 10분만에 도착했다. 앞서 오전 8시경 동구 원동네거리에서는 늦잠을 잔 이모(19) 군이 지각을 호소하며 경찰을 찾았다. 이를 발견한 역전지구대 소속 공병민 순경은 순찰차에 이 군을 태우고 시험장인 동산고등학교까지 긴급 수송했다.

112와 119에 도움을 청한 수험생의 긴박한 고사장 수송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30분경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한 아파트에 사는 A(18·여) 양은 112에 "아침에 늦잠을 자 준비가 늦어 수능시험에 늦을 것 같다"며 112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수험생의 고사장은 집에서 약 11㎞ 떨어진 상당구 금천고등학교로, 평소 출근 시간대에는 40분 가량이 소요된다. 오전 8시10분까지인 입실 시간을 맞추기 빠듯했지만, 경찰의 순찰차 도움을 받은 A 양은 무사히 고사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입실시간이 임박한 오전 7시52분경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버스를 잘못탔다”며 애타는 목소리로 전화한 B 양을 경찰이 목적지인 중앙여고까지 경찰차로 긴급 이송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서원구 분평사거리에서도 도움을 요청한 한 남학생을 경찰이 오토바이로 청석고까지 데려다 줬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8시30분까지 발생한 수능 관련 민원은 △순찰차 요청 9건 △미지참 수험표 가져다주기 1건 △교통체증 문의 2건 등 총 12건이다. 충북소방상황실에도 이날 오전 총 2건의 수험생 호송 요청이 접수됐다.

충남에서는 시험감독관과 신분증을 두고 온 수험생이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 이날 오전 7시5분경 천안시 동남구에서는 시험감독관인 전모(26·여) 교사가 “시험감독에 늦었다”며 인근 순찰차에 도움을 요청했다. 순찰차에 타고 있던 원성파출소 소속 이정훈 순경은 전 교사를 태워 오성고등학교에 무사히 도착했다.

오전 8시5분경 천안시 서북구에서는 “신분증을 집에 두고 왔다”는 한모(19) 양의 신고가 접수됐다. 쌍용지구대 소속 유원식 순경은 직접 한 양의 집을 방문해 신분증을 받고, 이를 싸이카 기동순찰대에 인계해 무사히 한 양에게 전달했다. 일부 아픈 수험생들은 병원 응급실 등 별도공간에서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10분경 복통을 호소하던 김모(19) 군이 119구급차를 이용해 시험장인 충남고등학교에 도착했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구급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이를 본 시험감독관은 8시40분경 김 군을 을지대학교병원으로 이송조치 했고, 김 군은 응급실 이송 후 별도 격리실로 옮겨져 장학사 감독 하에 시험을 치렀다.

이밖에도 유행성 결막염에 걸린 수험생 2명은 논산 쌘뽈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보는가 하면, 수족구병 환자 수험생 1명은 아산고등학교 보건실에서 별도로 시험을 치렀다.

이인희·함문수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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