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계교·충남본부 서산담당

서산시가 남부산업단지로 골치가 아프다. 서산시 성연·지곡면, 대산읍 등 북부로 편중된 산업단지를 분산 배치해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오남·장동 일원에 진행한 남부산업단지는 85만 8000㎡ 규모다.

2010년 전임 유상곤 시장 때부터 시작됐다. 시와 2010년 2월 투자협약을 한 ㈜대우건설은 2014년 12월까지 산업단지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입도로 설계비와 보상비 등 84억 6300만 원이 집행된 상태로 남아 있다. 그러면서 1년 씩, 두 차례 충남도로부터 연장 승인을 받았다. 이 회사가 타 지자체에서 조성한 산업단지 조성이 저조, 자금 압박 등을 받는 게 지지부진한 사업추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연장한 사업기간을 1년 더 연장해 줄 것을 이 회사는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까지 연장만 하고 있을 것인가?

서산시로 보면 답답하다. 그래도 충남도에서 기업유치가 꽤 잘 되는 곳으로 평가 받는 서산시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직면했다. 현재 조성된 서산일반산업단지를 비롯, 오토밸리산업단지, 서산테크노밸리 등 분양이 대부분 끝나 새로운 산업단지를 조성해야할 실정이다. 해마다 우량기업 20개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는 서산시는 올해도 9월 현재만 보더라도 31개의 기업을 유치했다. 더 많은 기업유치를 위한 산업단지 조성은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만큼 해제 된 지곡면 황해경제자유구역을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시가 만지작거리는 이유다.

정작 필요한 산업단지 조성은 안 되는 상황에서 시는 또 다른 대안 차원에서 과감한 선택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업자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끌고 가는 인내심의 한계는 많은 연장의 시간이 없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충남도에 산업단지 해제를 요구하고, 다소 늦었지만 새 판을 짜는 게 맞다.

오겠다는 기업에 땅이 없다는 얘기는 핑계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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