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측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줄여야, 2020년 타당성 연구결과 주목
반대측 경제성 적고 불안정성 높아, 세슘 등 방사능 누출 가능성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재처리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을 두고 대전에서 논란이 발생한 가운데 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원전에서 발생한 핵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방사능 누출 우려 등 안정성 문제로 해선 안 된다는 견해가 충돌하고 있다.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찬성을 보이는 학계에서는 미래 세대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줄이는 기술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미 공동 연구 수행을 통해 연구 과정 중 발표되는 파급효과, 기술 확보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도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며,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종일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사용후핵연료는 위험한 물질이며,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는 좁은 국토를 가진 한국에서 필요하다”며 “지금 당장 해라, 하면 안 된다고 섣불리 예단하기는 이르며, 성과가 가시화되는 2020년에 기술적인 타당성과 연구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인구밀도가 높은 독일, 인도, 중국은 재처리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입장을 보이는 학계에서는 경제성이 없고, 파이로프로세싱에 필요한 소듐냉각고속로(SFR)의 불안정성, 방사능 누출 우려를 들며 연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슈퍼피닉스 고속로, 독일 SNR 고속로 등 해외에서 추진 중인 소듐냉각고속로 대다수가 안전상 문제로 운영을 포기한 점도 언급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대전에서 열린 핵 안전 좌담회에 참가한 강정민 미국 천연자원방어위원회 선임연구위원(핵 물리학자)은 “파이로프로세싱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독성 세슘과 스트론튬 등 방사능 누출이 우려된다”며 “파이로프로세싱과 재처리에 필요한 소듐냉각고속로 운영에 800조원 이상 비용이 발생해 경제성이 낮다”고 비판했다.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기술은 크게 습식과 파이로프로세싱이라 불리는 건식으로 나뉜다. 습식 처리의 경우 순수한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해 핵무기로 사용될 우려가 있어 한국에서는 핵확산금지조약에 따라 도입할 수 없는 기술이다. 건식 처리는 지난 7월 원자력진흥위원회의 ‘미래원자력시스템 기술개발 및 실증 추진전략’과 제5차 원자력연구개발 5개년 계획안에 따라 2021년까지 실용규모 파이로 공정기술 검증과 공정장치 개념설계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