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장·부의장 등 수뇌부는 불참
총 15명 9일간 4개국 벤치마킹
여행사 배제 사전·사후관리 신경

시의원 2명이 구속된 초유의 사태 속에 천안시의회가 국외출장을 강행했다. 다만, 시의장과 부의장을 비롯해 재판에 계류된 시의원들은 출장을 나서지 않아 자숙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3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인치견 총무환경위원장과 김각현 복지문화위원장, 황천순 건설도시위원장 등을 비롯한 12명의 시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 2명, 행정부 1명 등 15명은 7박 9일(11월 3일~11일) 일정으로 러시아,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4개국을 방문하는 국외출장을 떠났다. 이번 국외출장에 전종한 시의장과 유영오 부의장 등 의회 핵심 수뇌부는 참가하지 않았다.

A 시의원은 "의회 수뇌부를 비롯해 일부 재판에 계류 중인 시의원은 자숙하는 차원에서 이번 국외출장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천안시의회는 또 이번 국외출장이 외유성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사전검토 및 사후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선진 의회 운영과 복지시설·환경시설 등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목적으로 내건 이번 방문에서 여행사는 배제됐다. 천안시의회는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를 통해 세부일정을 수립했다. 일정에는 오슬로 시의회, 스톡홀름 시립 양로원, 헬싱키 쓰레기 소각장 등 과거 국외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관 방문이 상당수 포함됐다. 또 국외출장 보고서를 시의회 직원이 대필하는 형식에서 벗어나 참가 의원 모두가 제출하고 공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외출장에 참가한 B 시의원은 "자숙하는 차원에서 전체 인원이 국외출장에 나서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미 예약된 비용문제도 있어 전체 일정을 취소하지는 못했다"며, "외유성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공부하고 행정에 접목할 수 있는 국외출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외출장에는 시 예산 3499만 원이 투입된다.

천안=유창림 기자 yoo77200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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