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만 받으려는 소비자 늘어 고충… 출시·단종 사례 빈번

‘출시부터 발급중단까지’ 제멋대로인 카드사들의 마케팅이 소비자들을 분노케하고 있다.

카드사들마다 각종 혜택을 담은 카드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지만 적자폭에 따라 최초 발급 당시 계약된 할인제와 서비스 조항을 절묘하게 변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카드사들마다 시의성에 맞게 각종 혜택을 묶어놓은 알짜카드를 출시했다가 적자규모가 커지면 단종시키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KB국민카드는 ‘KB 혜담카드’를 출시했으나 발급 부진에 따른 적자폭이 늘면서 할인 및 부가서비스 등을 대대적으로 변경했다. NH농협카드 역시 6개월 전, 전자지갑 업체 SK플래닛과 협약을 맺고 ‘NH농협 시럽(syrup)’신용카드를 야심차게 선뵀으나 더 이상 신규 발급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NH농협 시럽’카드는 SK플래닛의 전자지갑 어플 ‘시럽’과 연동되는 바코드 기능을 탑재해 13개의 멤버십 포인트를 단 하나의 카드로 편리하게 적립·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곽돼 주목을 받았지만 과도한 혜택 제공으로 기존 고객은 유효기간까지만 카드사용이 가능할 뿐 더 이상 신규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

SC제일은행도 지난달 부터 ‘리워드360체크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 이 카드는 출시 당시, 고객이 식당·학원·병원·온라인 업종 등 전국 2만여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때마다 매번 포인트를 최대 5%(월 최대 2만원)까지 적립해 준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각종 혜택을 담은 프리미엄 체크·신용카드 발급이 중단되자, 은행 영업점 및 온라인을 통한 카드 발급신청이 문의가 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NH농협 시럽카드의 경우 발급중단 공지 이후 평균 3000좌였던 발급신청 건수가 1만 5000좌까지 늘었고, SC제일은행의 ‘리워드360체크카드’도 평균 대비 35%가량 카드발급 문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구봉모(34·대전 유성구) 씨는 “직장동료의 입소문으로 혜택이 많은 카드를 발급 받기위해 카드사에 문의했을 때 상담원의 알짜카드 단종 소식에 의문이 들때가 많다”고 “자기네(카드사)들이 제멋대로 신규상품을 출시할 뿐 정작 소비자들이 필요할 때 무용지물인거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는 “업계마다 각종 혜택을 담은 카드를 출시하면 필요한 혜택만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적자에 시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특화카드에 대한 발급 비중을 줄이고 혜택을 세분화해 더이상 고객들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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