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치료제 활용 가능, 최윤경 박사팀 효과 확인

인체에 해로운 일산화탄소가 ‘뇌 질환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연구재단은 25일 최윤경 강원대 박사 연구팀이 적은 양의 일산화탄소로 외상 후 뇌손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상 후 뇌손상은 머리에 강한 충격이 오면 뇌세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기능이상이 발생해 뇌 기능이 저하되거나 소실되는 질환이다. 손상이 진행된 뇌에는 염증과 신경세포 감소, 혈관 주위세포 사멸 증상이 발생한다. 주로 운동선수와 건축 관련 근로자들에게 발생하는 외상 후 뇌손상은 최근까지 완전한 치료법 없이 단순히 활성산소를 제거해 염증을 억제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로 사람이 흡입하면 신경 계통을 침범하는 해로운 기체이며 고혈압과 패혈증, 항암제, 염증 억제제로 사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일산화탄소 분비 물질을 뇌손상 모델 쥐에게 체중 1㎏당 4㎎을 투여해 혈관주위 세포를 보호하고, 산화질소를 만들어 신경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촉진하는 것을 밝혔다. 특히 일산화탄소가 투여된 쥐에서 인지능력과 운동능력이 개선됐고, 현재까지 치료제로 쓰였던 활성산소 억제제를 투여한 쥐는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충격으로 줄어든 신경줄기세포가 일산화탄소 주입 후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 뇌손상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윤경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혈관주위세포의 사멸과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뇌 질환에서 일산화탄소의 기능을 연구하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학술지인 네이처 매디슨에 지난달 26일자로 게재됐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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