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사과 “최순실 도움받고 의견들었다”
의혹부인 6일만에 사실 인정

▲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최순실 의혹'에 관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로부터 “도움을 받고 의견을 들었다”며 최근 연설문 유출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했다. 

▲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아시다시피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 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했다”며 최 씨와 돈독한 관계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박 대통령은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며 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연설문 사전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박 대통령이 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최순실 파일’에 대해 인정하면서 최 씨가 지난 2012년 대선 정국부터 2014년까지 3년여동안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왔음이 사실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번 의혹에 대해 부인한지 6일만에 국민 앞에 말을 뒤집게 됐다.

이날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야당은 물론 여권내부에서조차 박대통령의 직접 해명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데다가 국민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긴급 기자회견 형식으로 대국민사과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이번이 3번째다. 지난 2013년 5월 13일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으로 첫 사과를 했고, 이어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14일만에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서울=박명규 기자 mkpark0413@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