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 비서 '아미카' 공개…배달의민족·야놀자 등과 서비스 개발
자율주행차·지도제작 로봇 개발…자체 웹 브라우저 '웨일'도 선보여

▲ 네이버 개발자 컨퍼러스 '데뷰 2016'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 2016'에서 참석자들이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 네이버 개발자 컨퍼러스 '데뷰 2016'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 2016'에서 참석자들이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네이버가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고 침실·거리·도로 등 어디에서나 주인을 유연하게 섬기는 인공지능(AI)을 자사의 기술적 목표로 제시했다.

네이버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음성인식 비서인 '아미카'(AMICA)도 공개했다. 국내 1위 포털에서 종합 AI 기업으로 도약을 공언한 것으로 평가된다.

◇ "생활 곳곳에 스며든 AI"

네이버의 송창현 CTO(최고기술책임자)는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자사 개발자 콘퍼런스인 '데뷰(DEVIEW) 2016'의 기조연설에서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을 핵심 목표로 삼아 공격적인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활환경지능이란 AI가 생활 곳곳에 공기처럼 스며들어 날씨 안내·교통체증 안내·안전 운전 권고 등을 알아서 제공해주는 기술을 뜻한다.

키보드를 치고 메뉴를 누를 필요 없이 기계와 대화하면 '주인의 가려운 곳을 알아서 긁어주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구글·애플 등 주요 IT(정보기술) 공룡들도 상용화에 사력을 다하는 분야다.

아이폰에 탑재된 인공 비서 시리(Siri)와 구글의 새 스마트폰인 '픽셀폰'이 내세우는 AI인 '구글 어시스턴트' 등이 대표적인 예다.

◇ "대화형 AI 생태계 키운다"

송 CTO는 '생활환경지능' R&D에 관한 자사의 핵심 성과로 대화형 AI 엔진인 아미카(AMICA)를 공개했다.

아미카는 사람의 말을 듣고 자연스럽게 답하는 AI로, 다양한 파트너 업체가 자사의 앱(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이나 하드웨어에 응용할 수 있다.

예컨대 채팅앱·TV·스마트카(미래형자동차) 등이 직접 사용자와 소통하는 길을 터 줘, 생활환경지능의 보급을 앞당기겠다는 의도다.

송 CTO는 아미카가 삼성전자[005930]의 사물인터넷(IoT) 칩셋인 아틱(ARTIK)에 이미 탑재됐고, 유통·식음료 대기업인 SPC·유명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인기 숙박앱 '야놀자' 등도 아미카를 기반으로 새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 CTO는 "생활환경지능에서는 기계가 아닌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UX(조작경험)가 필수"라며 "아미카는 사람의 의도를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UX 구현에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을 참여시켜 생태계를 키우고자 '오픈 아미카 얼라이언스'란 연합체를 발족했다"며 "아미카 기반의 서비스를 만들려는 스타트업에 기술·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글로벌 진출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 자율주행 기술·실내지도 로봇 공개

네이버는 생활환경지능 R&D의 다른 예로 자율주행차 연구와 통번역 앱 '파파고'를 꼽았다. 앞으로 수년간 AI 서비스가 가장 빨리 퍼질 수 있는 영역이 자동차와 통번역이기 때문이다.

차량 운전과 통번역은 다들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일이지만 지금껏 IT의 성과가 미진해, AI 융합이 성공하면 소비자의 빠른 열광과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송 CTO는 "자율주행 기술은 작년부터 소규모로 진행하다 올해 본격화했다"며 "위치인식·실시간 교통상황 인지·교통 시스템 고도화 등의 세부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또 자사가 개발한 첫 로봇인 'M1'도 선보였다. 레이저 스캐너와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사무실·쇼핑몰·극장 등을 돌아다니며 고정밀 3차원 실내지도를 만든다.

우리 일상 곳곳의 맥락과 의미를 기계가 이해하려면 실내 공간에 무엇이 있는지부터 꼼꼼하게 지도로 파악해야 하는데, M1이 이런 작업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언뜻 보면 로봇 청소기처럼 생긴 이 M1의 슬로건은 '난 미래를 지도로 만든다'(I map tomorrow)다.

◇ 웹 브라우저를 향한 '고래의 꿈'

네이버는 최근 5년 동안 개발해온 자체 웹 브라우저인 '웨일'(WHALE·고래)도 올해 12월 베타버전(시험판)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간편 검색·팝업 정리·이미지 번역 등의 기능을 내세웠고 악성 코드 등에 대한 보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해 메모리와 전력을 아끼는 기술까지 갖췄다.

웹 브라우저는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이 꼭 쓰는 소프트웨어(SW)인 만큼, 제대로 시장을 장악하면 다수의 네티즌을 검색 등 상품의 잠재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다.

웹 브라우저의 대표 성공 사례가 구글의 '크롬'이다. 크롬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주도하는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에 2008년 진출해 수년 만에 IE를 위협할 정도로 위상을 높였다.

IE의 영향력이 유난히 큰 한국에서도 크롬의 점유율은 작년 하반기 기준 PC에서 12.07%, 스마트폰에서 65.49%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구글과 경쟁이 치열한 네이버가 웨일로 구글 크롬에 정면 승부를 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ae@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