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병 번져 생산량 감소
경매가 작년比 20% 올라

▲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인 23일 충북 영동에서 곶감을 말리는 농민의 손길이 분주하다. 전국 감의 7%(충북의 70%)가 생산되는 이 지역에서는 한해 2500t, 65만접(1접=100개)의 곶감이 생산된다. 연합뉴스
감 값이 작년보다 크게 올랐다. 생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감의 고장’인 영동에서 지난 21일 거래된 감(둥시) 값은 20㎏(100∼150개)에 2만 9000∼3만 2000원으로 지난해(2만 5000원 안팎)보다 20%가량 올랐다. 같은 날 영동 감 가공센터의 수매가격도 20㎏당 3만∼3만 5000원에 책정됐다.

이 센터 관계자는 23일 “최상품만 수매하기 때문에 시중보다 가격이 다소 높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5000원 가량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전국 감 생산량의 약 7%(충북의 70%)를 차지하는 영동군은 경북 상주, 경남 산청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감 주산지다.

그러나 지난 달 잎이 누렇게 마르면서 감 꼬투리가 빠지는 둥근무늬낙엽병이 번져 수확량이 줄어든 상태다. 이 병은 개화기 포자 상태로 잎에 침입한 자낭균류가 잠복기를 거쳐 기온이 서늘해질 때 주로 발생한다.

영동감생산자연합회 전정호 회장은 “낙엽병은 농약을 뿌려도 방제되지 않기 때문에 심한 경우 30% 넘게 피해를 본 농가도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되면 감을 깎아 곶감으로 말리기 시작한다. 부지런한 농가의 곶감 건조장에는 벌써 통통하게 살이 오른 감이 타래에 주렁주렁 내걸렸다. 800여 곳의 농가가 생산하는 곶감은 한해 2500t, 65만 접(1접=100개)에 달한다. 한 달 정도 말린 감은 ‘반건시’, 이보다 보름가량 더 말리면 '건시'가 된다.

영동읍 매천리 재영곶감 신재영(78) 대표는 “올해는 감 수확량은 줄었지만, 알 굵은 대과가 많아 품질은 좋은 편”이라며 “생감 값이 오른 만큼 곶감 시세도 덩달아 오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영동군은 감 가격 안정과 늑장수확에 따른 손실 방지를 위해 수확 시기를 앞당겨 줄 것을 농가에 당부하고 있다.

영동=배은식 기자 dkekal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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