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지적장애인 숨진채 발견
시설 울타리 없고 관리감독 안돼
사고 대부분 겨울… 대책 서둘러야

천안의 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실종됐던 20대 지적장애인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잊을만하면 생기는 복지시설 등에서의 실종사고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천안시와 지역 경찰 등에 따르면 천안 북면의 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지난 15일 실종된 A(21·지적장애 1급) 씨가 20일 시설로부터 6km 정도 떨어진 물웅덩이에 빠져 숨져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물웅덩이의 수심은 깊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심한 탈진과 저체온증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지난 8월경 시설에 가입소한 상태로 적응기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설에는 울타리가 없었으며 폐쇄회로(CC)TV도 동작 감지형으로 24시간 상시 녹화되는 것이 아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설이 시골에 있다보니 문만 나오면 어디든 갈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제대로 관리감독이 안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천안지역에서는 노인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서의 허술한 관리를 틈 타 실종되거나 안타깝게 숨지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천안 직산 소재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는 2014년 12월 29일 지적장애를 앓던 입소자가 탈출해 실종되는 일이 있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실종된 입소자는 이전에도 8차례나 상습적으로 시설을 탈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점 관리대상이 또다시 탈출했지만 시설관계자들은 입소자가 없어진 사실을 4시간 후에나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12월 18일에는 뇌질환 장애로 천안 입장면의 한 복지시설에서 보호를 받던 40대 여성이 실종된 후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당시 시설에는 요양보호사 등 4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이 여성이 탈출한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방임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실종사망 사건이 대부분 겨울철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관계기관의 조속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 관계자는 “복지시설의 안전이나 시설 등의 지도점검은 꾸준히 하고 있다”며 “시설 종사자 및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이용자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2016년 6월말 기준) 천안지역에는 노인복지시설 75개소와 장애인복지시설 1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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