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양미술사의 그림 vs 그림 = 김진희 지음.

비슷한 소재나 구도의 그림 2점을 선택한 뒤 각각의 작품을 찬찬히 살피며 닮은 점과 차이점을 따져보는 방식으로 서양미술사에 접근한다. 독자들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 같은 그림을 통해 미술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가령 책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있는 '거울 보는 여인'(1514~1515년경)과 스웨덴 국립박물관에 걸린 '조, 아름다운 아일랜드 여인'(1866년)이 공통적으로 긴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며 비교 선상에 놓는다.

하지만 20세기 중반까지 일상에서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여성을 보기는 어려웠으며 남성 화가들이 이런 그림을 그린 것은 '정돈된 머리와 격식에 맞는 옷차림이라는 사회적 규율 이전의 본능적이고 야성적인 관능미를 제 눈으로 보고, 남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서'라고 이 책은 말한다.

저자는 그러면서 티치아노와 쿠르베의 머리를 풀어헤친 여성을 그린 작품으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저자는 작품을 소개하면서 화가의 생애나 사회적인 배경, 미술사적 의의에 관한 설명을 의도적으로 피한다. 객관적 정보를 뒤로 미룸으로써 독자들이 예술가나 비평가의 권위에 짓눌리지 않고 자유롭게 미술을 감상했으면 하는 의도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윌컴퍼니. 228쪽. 1만8천원.

▲ 21세기 유럽의 현대미술 = 김수현 지음.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12명의 작가를 통해 현대미술의 개념 변화를 살펴본 책.

루치안 프로이트, 안토니 곰리, 데미안 허스트, 아니쉬 카푸어, 올라퍼 엘리아슨, 게르하르트 리히터,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다니엘 뷔렌, 얀 파브르 등 미술 애호가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현대미술 대표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리얼리즘'과 '추상', '설치미술', '비디오 설치작업' 등 4가지 주제로 나눠 들여다본다.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지층처럼 역사를 이어온 유럽 미술계의 세대교체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출판사는 강조했다.

눈빛. 256쪽. 1만8천원.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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