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찰의 날
대전경찰특공대 탐지팀에
경찰견 10마리 특수훈련
6마리 ‘복제견’ 이력 눈길
변사자 수색 능력 뛰어나

▲ 20일 오후 대전 경찰특공대에서 탐지팀 소속 핸들러 김응도(29) 경장이 폭발물탐지견 엔도(11살·독일산 셰퍼드)와 함께 가방에서 숨겨진 폭발물을 찾아내는 훈련을 하고 있다. 조재근 기자
“굿 보이(Good boy) 엔도 잘했어. 바로 그거야.”

날카로운 눈빛으로 여행가방 냄새를 차례로 맡던 폭발물탐지견 ‘엔도’가 한 가방 앞에 멈춰 섰다.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가방에 코를 들이대더니 귀를 쫑긋 세우고 바닥에 앉는다. 예상대로 가방에선 폭발물이 발견됐다.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대전 경찰특공대 훈련장에서는 10년차 베테랑 탐지견 엔도(독일산 셰퍼드)의 폭발물 탐지훈련이 한창이었다. 평소 탐지견 엔도와 함께 생활하며 훈련을 담당하는 핸들러 김응도(29) 경장의 능숙한 움직임에 엔도 역시 여행가방 5개 중 한 개에서 숨겨진 폭발물을 단숨에 찾아냈다. 김 경장은 “대테러 상황에 대비해 끊임없이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며 “내년이면 탐지 임무에서 은퇴하게 될 엔도지만 베테랑답게 수준급 실력을 지녔다”라고 말했다.

대전 경찰특공대 탐지팀에는 현재 10마리의 경찰견(탐지견)이 대원들과 함께 실전에 대비한 특수훈련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탐지팀에 배속된 경찰견은 폭발물탐지견 5마리, 수색견 3마리, 아직 어린 새끼인 기초견 2마리가 있다. 다양한 임무 수행을 위한 탐지견 종류도 다양하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2마리, 마리노이즈 6마리, 세퍼드 1마리, 스프링거 스파니엘 1마리 등 견종별로 특화된 능력을 현장에서 한껏 발휘한다.

대전 경찰특공대 탐지팀에 배속된 탐지견들은 다소 특이한(?) 출생 이력을 지녔다. 탐지견 10마리 중 6마리는 이른바 ‘복제견’이다. 체세포 복제를 통해 우수한 능력을 가진 아비견의 장점을 그대로 물려받은 복제견들은 현재 전국 경찰특공대에서 각종 재난현장과 폭발물탐지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비견의 우수성을 물려받은 복제견은 물론 다양한 훈련과정을 거쳐 경찰견으로 발탁된 탐지견들의 탁월한 능력은 현장에서 빛을 발한다. 주로 테러상황에 대비해 폭발물 탐지 임무를 수행하던 경찰견들은 5~6년 전부터 치매노인 등 실종자나 변사자 수색활동에도 투입되고 있다.

대전 경찰특공대 탐지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총 16회에 걸쳐 대전과 세종, 충남·북지역 수색현장에서 활약했다.

실제 지난 2월 6일 충남 홍성군 은하면 요양병원에서 치매증상으로 치료를 받던 이모(46) 씨가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급파된 탐지팀은 수색견인 빅(마리노이즈), 토리(마리노이즈) 등과 이틀에 걸쳐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실종 신고 둘째 날인 7일 오후 3시30분경 요양원 인근 야산에서 핸들러 김선기(32) 경장과 수색임무를 수행하던 토리가 갑자기 큰소리로 짖기 시작했다. 현장에 달려간 김 경장은 논 구석에서 쓰러져있던 실종자 이 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 씨는 환자복을 입은 채 숨진 상태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선기 경장은 “전날 1차 수색에서 실종자를 찾지 못했고, 이튿날 수색 섹터를 제외한 야산 쪽을 수색하던 중 실종자를 발견했다”며 “발견 장소는 겨울철이라 사람 통행이 드문 곳으로 인력으로 수색했다면 금방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대전 경찰특공대 탐지견들은 현장에서 보다 신속한 탐지능력을 갖추기 위해 상황별 다양하고 특별한 훈련을 수행 중이다. 수색견의 경우 실종자 등이 다양한 자세로 엎드리거나 누운 모습을 설정해 발견해내는 상황부터 야산에서 냄새로 변사자를 찾아내는 훈련, 날로 다양해지는 폭발물을 탐지까지 끊임없는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김선기 경장은 “핸들러와 탐지견들은 어떠한 상황에도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항상 내 가족처럼 늘 교감하며 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보통 11살 정도면 임무를 마치고 은퇴하는 경찰견들은 민간에 분양되는데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쏟아달라”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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