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단절 원인 분석 후 발표…"2021년 생명탐사 목표는 불변"

▲ 유럽우주국(ESA)의 얀 뵈르너 사무총장이 화성 착륙선 스키아패럴리의 교신 중단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유럽우주국(ESA)의 얀 뵈르너 사무총장이 화성 착륙선 스키아패럴리의 교신 중단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교신이 중단된 화성 착륙선 스키아패럴리가 화성에 착륙했을 모습을 가정해 EPA가 제공한 상상도. [AP=연합뉴스]
▲ 교신이 중단된 화성 착륙선 스키아패럴리가 화성에 착륙했을 모습을 가정해 EPA가 제공한 상상도. [AP=연합뉴스]
▲ 화성 착륙선 스키아패럴리가 화성에 내려 앉는 모습을 가정해 EPA가 제공한 상상도 [AP=연합뉴스]
▲ 화성 착륙선 스키아패럴리가 화성에 내려 앉는 모습을 가정해 EPA가 제공한 상상도 [AP=연합뉴스]
화성 연구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유럽이 야심차게 쏘아올린 '엑소마스'(ExoMars)의 착륙선이 도착 시점에 실종됐다.

유럽우주국(ESA)은 착륙선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가 19일(현지시간) 착륙을 시도했으나 착륙 예정시각이 1분도 지나기 전에 교신이 끊어졌다고 밝혔다.

ESA는 착륙 시도와 관련한 정보를 분석하고 취합해 교신이 끊어진 경위를 20일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은 착륙선이 화성에 닿을 때 충돌해 파괴됐을 우려가 있다고 일반적인 추정을 소개했다.

ESA는 교신 중단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상황을 회복할 수 있는지 등의 경우를 따지는 '폴트 트리'(fault tree)를 분석하는 데 며칠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 만큼 상황을 속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SA는 착륙선의 모선인 '트레이스 가스 오비터'(TGO)도 착륙선과 교신하는 원격 측정장치를 보유하고 있어 TGO가 어떤 신호를 수신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불안을 애써 감추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럽우주관제센터(ESOC) 연구원 파올로 페리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인터뷰에서 "좋은 징후가 아니다"라면서도 "실패라고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엑소마스는 지구에서 올해 3월 14일 발사돼 7개월 동안 4억9천600㎞를 날아 지난 16일 화성 상공 100만㎞에서 궤도선 TGO와 착륙선 스키아파렐리를 분리했다.

모선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된 스키아파렐리는 이후 계속 화성을 향해 하강하다가 이날 최종 목적지인 화성 지상에 안착을 시도했다.

스키아파렐리의 실종으로 화성의 생명체 탐사를 위한 무인 탐사선 '엑소마스'(ExoMars) 프로젝트가 적잖은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착륙선은 화성 표면의 온도, 습도, 밀도, 전기적 성질 등의 자료와 사진 이미지를 보내 나중에 다른 착륙선의 활동을 도울 토대를 마련하려고 파견됐다.

ESA는 2020년 탐사선과 탐사 로봇을 화성에 보내 생명체의 흔적을 본격적으로 탐사하는 것을 목표로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 협력해 이번 임무를 진행해왔다.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것은 지독한 난제로 지금껏 제대로 작동하는 착륙선을 화성 표면에 올려놓은 나라는 미국과 구소련을 포함한 러시아뿐이다.

소련의 '마스 3'은 1971년 최초로 화성에 안착했으나 20초간 신호를 보낸 후 교신이 끊겼고, 1976년 미국 우주항공국(나사)이 발사한 바이킹 1호가 화성에 착륙했을 뿐이다.

화성의 옅은 이산화탄소 대기와 마찰열 때문에 착륙선이 타버리는 것에 대비해야 하고, 표면 근처에 극도로 강한 제동을 걸어야 하며, 들쭉날쭉한 암석과 크레이터로 이뤄진 표면에 사뿐하게 내려앉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스키아파렐리도 하강 시 음속의 두 배에 가까운 시속 2만1천㎞의 속도를 초음속 낙하산을 펴고 9개의 역추진 로켓을 작동해 착륙 직전까지 시속 4㎞ 정도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었다.

앞서 2003년 ESA는 모선인 '마스 익스프레스'에서 분리된 착륙선 '비글2'의 착륙도 시도했으나 이 또한 실종됐다.

나중에 2015년이 돼서야 미국의 정찰 위성이 보낸 사진을 분석해 비글2가 착륙했으나 태양광 패널이 펼쳐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게 됐다.

AFP통신은 이처럼 적지 않은 실패 때문에 화성이 '우주를 향한 꿈의 무덤'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EPA는 이번에 실종된 착륙선 스키아파렐리의 도전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려고 애쓰고 있다.

스키아파렐리가 유럽 기술력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교신이 끊겼더라도 2021년 바퀴 6개의 탐사선을 화성에 착륙시켜 깊이 2m로 화성의 토양을 채취한다는 ESA의 목표에는 더 많은 정보와 확신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보낸 착륙선은 한 자리에 머물며 사흘간 정보를 전송할 예정이었다.

얀 뵈르너 ESA 사무총장은 B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경우는 유럽의 기술력으로 어떻게 화성에 착륙할 수 있을지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전적인 실험용' 발사"라면서 "오늘 밤 수집한 데이터는 다음번 바퀴 착륙선을 계획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번 바퀴 착륙선도 스키아패럴리가 갖춘 도플러 레이더, 안내 유도 장치, 내비게이션 및 통제 알고리즘을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키아파렐리의 교신이 끊겨 실패로 확인되더라도 모선인 TGO는 화성 궤도에서 타원형 궤도를 돌며 메탄가스 등 대기 탐사에 나선다.

메탄은 대부분 유기체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메탄의 존재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꼽힌다.tsyang@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