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향후 5년간 5천억 투자해 선진국 맹추격

▲ 대만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페퍼'

    (타이베이<대만>
                                <figcaption>▲ 대만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페퍼'

    (타이베이<대만> EPA=연합뉴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일본의 정보기술 기업 소프트뱅크의 로봇 론칭 행사 중 행사 관계자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 옆에 서있는 모습. 페퍼는 대만 내 유통 매장, 은행 등에 배치될 예정이다.
    sjh940214@yna.co.kr</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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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연합뉴스TV 캡처]
▲ [연합뉴스TV 캡처]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에서 주인공은 가족을 놀라게 할 깜짝 선물로 '가사 로봇'을 산다.

로봇은 설거지나 요리, 빨래 등의 집안일을 척척 해내는 것은 물론,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엄마 같은 존재가 된다. 가족은 그에게 'NDR-114'가 아닌 '앤드루'라는 이름을 준다.

과거 공상과학(SF) 영화에서 그려지던 로봇의 모습이 우리 일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컴퓨터,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기계공학과 결합해 상상 속의 로봇은 현실이 되고 있다.

◇ 팔굽혀 펴기하고 땀 흘리고…인간형 로봇 잇따라

흔히 로봇은 주어진 일을 자동으로 처리하거나 작동하는 기계를 의미한다. 기계공학과 인공지능 등의 결집체인 로봇은 이제 단순업무를 해주는 기계를 넘어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인 혼다가 1986년 두 발로 걷는 로봇의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로봇은 먼 미지의 세계였지만 최근에는 상용화 움직임이 거셀 정도다.

인간형 로봇의 경쟁을 앞당긴 것은 '페퍼'(Pepper)다. 소프트뱅크가 개발했는데,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인식하는 것은 물론이고 감정을 이해하고 스스로 움직인다.

페퍼는 스마트폰처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노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약 복용 여부 등을 알려주고 은행 창구나 패스트푸드 판매점에서 고객의 주문을 받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로봇 하면 '은색'의 쇳덩어리 형태를 상상하기 쉽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도 등장하고 있다. 곰 인형 모양이나 술잔을 들도 마시는 형태 등 귀여운 모습도 있다.

실제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대전에서 열린 '2016 세계지능형로봇시스템 총회'(IROS 2016 Daejeon)에서는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다양한 로봇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도쿄대학 정보시스템공학 연구실(JSK)은 100개 이상의 모터를 탑재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 '땀'을 흘리는 로봇을 소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로봇은 사람이 때리거나 팔을 꺾는 등 충격에도 강한 면모를 보인다. 다양한 전선과 모터 등으로 얽혀있지만 마치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다.

◇ 가까이 더 가까이…로봇, 생활의 일부가 되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 로봇도 있다. 인체의 동작 의도를 감지해 근력을 보조하거나 증폭시킬 수 있는 착용 로봇이 바로 그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노약자, 장애인 등 이동 약자를 위해 무릎형, 고관절형, 모듈결합형, 의료형 등 총 4종의 보행보조 착용 로봇 개발에 착수해 시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의료형 로봇은 혼자 힘으로 설 수조차 없는 하지 마비 장애인이 착용하고 걸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의료 재활과 생활 지원 등도 가능하다.

외식업, 식품 가공업 등 산업 현장의 로봇 활용도 커지고 있다. 채소나 과일을 자르거나 선별하는 로봇, 레이저와 카메라로 감자 싹을 찾아 잘라내는 로봇 등이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자와 공동으로 다양한 작업수행이 가능한 협업로봇 등이 산업 현장에 투입되면 보다 적은 노동을 투입하고도 생산성은 더욱 높일 수 있다.

로봇은 다양한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의 경쟁은 치열하다. 로봇산업의 리더인 일본과 독일에 이어 미국, 중국까지 잇따라 로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보기술 리서치회사 ICD는 로봇 시장이 투자 증가에 힘입어 2019년까지 연평균 17% 성장하며 1천350억 달러(약 154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인공지능 분야의 머신러닝, 딥러닝 같은 기술은 로봇산업의 발전을 가속할 전망이다.

◇ 로봇산업에 5천억원 투자…한국, 맹추격

글로벌 IT 업체를 중심으로 로봇 경쟁이 거세지자 우리 정부 역시 앞으로 5년간 로봇산업에 5천억원 이상 집중적으로 투자해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일 대전 한국기계연구원에서 로봇산업 간담회를 열고 2018년까지 스마트 공장에 첨단 제조 로봇을 투입하는 시범 사업 20개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무인 이송 로봇, 안내 로봇 등을 배치하고 로봇 기업의 부설 연구소를 '첨단로봇상용화연구센터'로 지정해 제품 개발 및 출시를 도울 방침이다.

로봇산업이 4차 산업혁명의 큰 축을 차지하는 만큼 핵심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팔 로봇 분야 모터, 감속기 등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도 목표다.

한국 최초의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우리 로봇 기술은 선진국에 아직 못 미치지만 빠르게 따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규식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 역시 "현재 산업용 로봇에서 개인용 로봇 생산으로 흘러가는 추세"라며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이어 로봇산업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 고도화하면 로봇이 인간을 능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은 작게 본다. 인간과 로봇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른 이유에서다.

오준호 교수는 "인간과 로봇은 공존하면서 서로 보완하는 관계"라면서 "로봇이 발전할수록 사람은 편리해지고 더욱 '사람'다운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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