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규 (사)아노복지재단 대표이사
[아침마당]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돼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지난해 657만명(13.2%)으로 5년새 121만명이나 늘었다. 2020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노인학대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가족 분화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부모 자식간 부양 문제를 놓고 불화를 빚는 가정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2014년 실시된 노인 실태조사에서 노인학대를 경험했다고 답변한 비율이 전체인구의 약 10%에 달하며 이를 노인인구로 환산하면 평균 10명 중 1명이 노인학대를 경험했다고 볼 수 있다.

노인학대 가해자는 약 70%가 친족관계인데 아들, 배우자, 딸 등의 순서로 많으며, 아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전통적인 유교 문화로 인해 장남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경향이 높고, 경제난으로 인한 장기실업 등으로 인해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부모부양에 부담이 작용해서 노인학대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산업화, 인구고령화, 핵가족화 등의 요인들로 노인 부양의 부담을 가족에게 전담시켜 가해자를 만들고 있는 형편이다.

학대에는 욕설이나 언어적 폭력으로 나타나는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 등의 유형이 있다. 최근에는 직접적인 학대 외에 거동이 불편하거나, 의식주 서비스, 의료적인 보호,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한 노인들에 대해 아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방임 또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원인분석 결과 분노, 자신감 결여, 폭력적 성격, 사회적 고립 등 개인의 내적 문제로 노인 학대가 가장 자주 발생하며, 이혼·재혼·부부갈등·스트레스 등 개인의 외적 문제, 노인 부양 부담에 따른 학대, 노인에게 의존하는 경제력 등도 노인 학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먼저 노인 학대를 개인이나 가정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적절한 사회적 개입이 필요하다. 필자가 소속된 아노복지재단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노인공경 및 노인학대예방을 위한 전국 글짓기 표어 공모전을 개최하여 노인 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매년 700여편의 우수한 작품들이 접수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인식 개선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또한 인식의 개선 및 효문화가 정립되는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감을 없애고 노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며 찾아가는 상담과 더불어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하여 학대받는 어르신들을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 노인 학대 예방을 위한 교육 및 홍보사업, 위기노인 자살예방사업 등 예방과 교육 개입의 다양한 접근이 시도될 때 노인학대 없는 사회로 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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