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헌 충남도 환경녹지국장
[목요세평]

명절동안 우리들을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었던 선물꾸러미와 남은 음식의 흔적인 쓰레기를 치우다 보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종량제 봉투를 왜 돈을 주고 사야 하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잔뜩 모아진 쓰레기를 들고 나가 종이류, 비닐류, 캔·병류, 플라스틱류 이런 식으로 재활용 수거함에 분류해 처리하다 보면 실질적으로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 버리는 쓰레기는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밀 밸리(Mill Valley) 지역에 살고 있는 비 존슨 (Bea Johnson)씨 부부는 두 명의 자녀와 함께 1년간 쓰레기 1ℓ(리터)만 배출하는 도전에 성공했고,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라는 책까지 출간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필요 없는 물건의 발생량 자체를 줄이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것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자원순환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기본적인 우리들의 자세라고 본다. 재활용 되지 않은 쓰레기는 단순 소각하거나 매립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데, 환경부 자료를 보면 매립되는 쓰레기 중 중 56%가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라고 한다.

이렇게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를 자원화하지 못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매립장 건설이 필요하고, 좁은 국토에서 매립장 추가 건설은 비합리적이며 심각한 지역 갈등을 유발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귀에 익숙한 '님비(Nimby)'란 말은 Not in my back yard의 축약어로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의미인데 이 말이 생긴 것은 미국의 소도시인 아이슬립(Islip)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마땅한 방법이 없자 쓰레기를 치울 수 있는 곳을 찾아 바지선에 싣고 무작정 항해에 나섰으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에나, 텍사스 등 미국 6개 주와 멕시코의 벨리즈, 바하마 등에서도 쓰레기를 받아들이지 않자 다시 되돌아 오면서 유래된 말로 무려 6개월 동안 쓰레기를 갖고 떠돌아 다녔다고 한다.

이 만큼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은 어렵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매립장 건설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생활폐기물은 단순 직매립하는 것을 금지하고 매립용 폐기물에 각종 부담금을 도입해 최대한 매립을 억제하는 정책 실시로 더 이상 매립장 추가 건설이 필요하지 않는다고 전망한다. 우리나라도 '자원순환 기본법'을 제정, 2018년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이 법이 시행되면 기존 폐기물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전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이와 관련해 우리 도는 '깨끗한 충남만들기'를 위해 9월에 시·군 여건에 맞는 31개 특화사업을 추가 선정, 20억원을 지원했는데 작년부터 시작된 특화사업은 총 사업비가 102억원, 88개 사업이며, 현재 지역별 특성에 맞게 15개 시·군에서 추진 중에 있다. 대부분 특화사업은 도민들의 실천의식을 높이는 환경교육과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의식을 높이는 '쓰레기 없는 마을 만들기', 주민이 잘 버릴 수 있도록 쓰레기 수거함 설치 등 '자원순환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밑바탕이 되는 사업에 중심을 두고 있다.

중앙 정부에서는 '자원순환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 도의 '깨끗한 충남만들기'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들의 환경의식 수준과 주민의 신뢰·소통의 척도인 사회적 자본이 하루아침에 선진 사회와 같이 성숙될 수는 없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씩 '깨끗한 충남만들기'를 통해 전진한다면 머지 않아 자원의 낭비가 최소화되고 쓰레기의 직매립이 제로화되는'자원순환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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