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지금도 시행되는 프랑스 대학입학자격시험 바칼로레아 제도가 도입된 것이 19세기 초 나폴레옹 집권시기였으니 이 또한 200여년 역사를 헤아린다. 그간 부분적으로 보완, 수정되기는 했지만 시험제도의 골격과 의미는 별로 바뀐 것이 없다. '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재화만이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예술 없이 아름다움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가', '여론이 정권을 이끌 수 있는가' 같은 문제에 4시간 동안 장문의 논술로 답을 써야하는 바칼로레아 시험이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바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올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이 교육부 폐지를 주장했는데 오랜 세월 딜레마에 빠져있는 우리 교육 특히 대입제도 현실에 결부하여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대학정책은 가칭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하고 초?중등 교육은 해당 지역 교육청으로 대폭 이관한다는 취지인데 적극적으로 논의해볼만한 의제가 아닐까.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