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길 잃은 중장년
<下>재취업 지원
충북 50대이상 인구 37.7%
이모작센터 등 지원책 절실
전문성·연륜 일자리 연계를

충북지역에는 현재 3개 시와 8개 군, 인구 161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가운데 50대 이상 인구 비율이 37.7%인 60만 인구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베이비부머 세대는 23만 2365명으로 전체 인구의 14.6%에 달한다. 때문에 최근 장년층에 대한 다양한 일자리 사업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4월 실시한 '지역별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16개 시·도 중 충북지역의 상용근로자 근로시간이 월 195.5시간으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195.1시간)과 충남(194.4시간)도 근로시간이 긴 편이었고, 짧은 곳은 서울(180시간), 광주(183.5시간), 대전(186시간) 등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제조업 비율이 높은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근로시간이 긴 경향이 있다”며 “제조업 비중이 큰 충북지역은 생산인구 자체도 중장년층 보다 젊은층이 많다. 생산이윤을 많이 남겨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젊은층을 고용하기 마련”이라고 분석했다.

이홍래 충북경총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장은 “타 지자체처럼 인생이모작지원센터가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이를 위한 지원책은 마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미 서울·부천·대전시 등 고령사회를 준비하는 자치단체에서는 선제적으로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사업을 추진, 50대 이상 장년층을 위해 인생재설계 상담 및 교육사업, 일자리 지원사업, 재능기부 등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자체 예산으로 ‘도심권50플러스센터’를 오픈, 다양한 장년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청년층과 연계한 프로그램까지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인근의 대전시의 경우엔 지난해 10월 ‘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오픈했다. 예비노년 세대를 대상으로 △노후 설계 △일자리 발굴·알선 △직업 교육 훈련 및 창업 지원 △커뮤니티 활동 △건강·여가증진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예비노년 세대의 노후 준비와 사회 참여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돕는 종합 지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경기도의 경우에는 도의회 차원에서 중장년의 퇴직 이후의 삶의 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 퇴직한 중장년의 재취업을 위한 교육·창업 컨설팅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례까지 만들었을 정도다.

반면 충북도와 청주시에서는 인구 구조학적 초고령사회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채 우수한 기술경력을 갖고도 은퇴로 내몰리는 경우가 상당수다. 때문에 퇴직자들은 그동안 쌓은 전문성과 경험, 연륜 등을 지역에 환원한다면 중장년을 넘어 청년층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가 가능한 상황이다.

아울러 지역 기업인재를 연계하는 시스템도 좋은 예가 된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지역내 SK하이닉스, LG화학 은퇴자 등을 모집, 고급인력 유출을 사전에 통제하는 동시에 인생 2막을 설계, 이들을 활용해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꾀한다면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이란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무차별적인 창업 장려책을 펼치거나 정부·중소기업청의 재취업 프로그램에 기대기 보다는 지방정부 차원의 선제적인 관심과 그에 걸맞는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끝>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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