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포용' 대 트럼프 '강함' 대립구도
트럼프는 오바마정부 공격하자, 클린턴은 방어하기도

▲ (헴프스테드<미 뉴욕주>
                                <figcaption>▲ (헴프스테드<미 뉴욕주> AFP=연합뉴스) 첫 TV토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가 논쟁하고 있다.</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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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헴프스테드<미 뉴욕주>
                                <figcaption>▲ (헴프스테드<미 뉴욕주> AP=연합뉴스) 첫 토론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힐러리 클린턴(오른쪽)이 악수하고 있다.</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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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첫 미국 대선후보 TV토론에 나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일자리 창출로 대표되는 경제정책부터 핵무기 비확산을 비롯한 안보 사안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쌓은 입장과 정책을 바탕으로 불꽃튀는 설전을 벌였다.<br><br>
    클린턴이 주로 포용이나 미래의 모습에 대해 화제를 집중하려 한 반면, 트럼프는 강한 지도자로서의 인상을 주려고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br><br>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주 헴프스테드에서 열린 1차 토론이 시작하자마자 두 후보는 일자리 문제가 주제로 제기되자마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각자의 논리를 전개했다.<br><br>
클린턴은 트럼프의 감세 정책을 겨냥해 "나는 그 정책을 '조작된 낙수효과'(trumped-up trickle-down)라고 부르겠다"며 "그것은 우리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트럼프는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5조 달러(약 5천500조 원) 정도의 돈을 우리나라(미국)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다"고 맞섰다.

클린턴이 소득 상위계층을 중심으로 한 경제 살리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자,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금융시장에 "크고 뚱뚱하며 못생긴 거품"을 만들었다고 맞서기도 했다.

납세기록의 비공개로 논란을 빚었던 트럼프는 "클린턴 장관이 삭제된 3만3천 건의 이메일을 공개한다면, 내 변호인의 의견과 무관하게 나는 내 납세기록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형사사법 정의"를 언급한 클린턴에 대해 트럼프는 "법과 정의"로 맞섰고, 클린턴이 "형사사법체계 속에 있는 체계적인 인종차별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자 트럼프는 "흑인 사회가 그동안 학대받았고, 민주당과 정치인들이 표를 얻도록 하기 위해 이용당했다"는 논리로 대응했다.

트럼프는 총기규제 대신 검문검색 강화가 치안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로 화제가 바뀌자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중동 지역에서 힘의 진공상태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IS가 생겼다고 주장하자, 클린턴은 이라크 철군을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정했다는 점을 들어 방어에 나섰다.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당신은 지속적으로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을 모욕했다"며 "그들(이슬람교도들)이 전선에 서 있고 우리에게 정보를 준다"고 주장하자, 트럼프는 "함께 일한다고 하지만 완전히 엉망인 상태"라고 맞받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해 트럼프는 "28개 나토 회원국 중 많은 수가 적절한 자신들의 몫(부담할 비용)을 내지 않고 있고, 나토는 테러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 빈발하는 사이버공격에 대해 클린턴은 "러시아든 중국이든 이란이든 다른 나라든 미국이 훨씬 더 큰 (사이버) 능력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하고, 가만히 앉아서 국가 차원의 행위자가 우리의 정보를 가져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은 트럼프에게 "공공연하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해서 미국인을 해킹하라고 한데 충격받았고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도널드 트럼프는 군 최고통수권자에 부적격"이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계속 러시아라고 하지만 누가 민주당전국위원회(DNC)에 침투했는지 당신은 모른다"고 반박하며, 인터넷 운영과 관련해 미국이 "오바마 정부 들어서 이전에 우리가 통제했던 것을 더는 통제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에" 미국이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취약해졌다고 주장했다.

동맹관계를 중심축으로 사용하는 현재 미국의 안보정책에 대해 트럼프는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한국"을 언급하며 미국이 동맹국을 지키지만 동맹국들이 "적절한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클린턴은 "우리의 가치가 갖는 힘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동맹관계라는 미국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논쟁구도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여당인 민주당 후보라는 점과 관련해 클린턴이 주로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는 입장인 반면, 트럼프가 현 정부의 정책을 공격하는 모습이 종종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토론 막바지에 트럼프가 클린턴에게 대통령으로서의 "외모나 스태미나가 없어 보인다"고 공격하자, 클린턴은 "여성을 개나 돼지로 불렀던 사람이 화제를 스태미나로 돌린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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