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동 정책에서 날선 공방

▲ 힐러리 "납세내역 공개하라"

    (헴프스테드<美뉴욕주>
                                <figcaption>▲ 힐러리
▲ 트럼프 "일자리 도둑질 막아야"

    (헴프스테드<뉴욕주>
                                <figcaption>▲ 트럼프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대에서 열린 미국 대통령 후보 1차 토론은 중동 정책을 둘러싸고도 날카로운 공방이 전개됐다.

상원의원과 국무장관을 지내며 중동 정책에 깊이 관여했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거세게 몰아붙이자, 클린턴은 트럼프의 과거 인터뷰를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 협상이 "최악의 협상"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지난해 7월 타결된 이란 핵 협상은 이란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일정 기간 중단하는 대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란의 경제 제재를 해제해 주는 내용이다. 트럼프는 클린턴에게 "중동 정책을 보자. 당신이 이란 핵 협상을 시작했다"며 "이란은 10년이 지나면 핵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질식해 가는 이란을 메이저파워로 만들어 준 것이 이란 핵 협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이란이 핵무장으로 가는 것을 막아낸 협상이었다"며 맞섰다.

트럼프는 미국이 올 1월에 이란에 17억 달러를 넘겨 준 것도 비판했다.

미국은 이 돈이 1970년대 무기 판매 계약에 따라 이란 측으로부터 4억 달러를 받은 뒤 1979년 이란 혁명 발발로 말미암아 무기를 넘기지 않은 데 따라 이자를 포함해 돌려주기로 합의한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4억 달러를 넘겨 준 날에 이란에 잡혀 있던 미국 인질이 풀려났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이 인질의 몸값을 지불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2003년 3월 시작된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서도 날 선 말싸움이 벌어졌다.

클린턴은 당시 상원의원으로 이라크 침공에 찬성했으며 알카에다 지도자인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긴 했지만, 이라크에서는 알카에다에서 분리된 이슬람국가(IS)가 이전보다 더 활개 치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는 트럼프가 이라크 침공에 찬성했느냐가 포인트였다.

트럼프도 이라크 침공에 찬성했다며 클린턴이 공격하면서 과거 발언의 진실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클린턴이 발언하는 도중에 "틀렸다"고 연거푸 주장하던 트럼프는 진행자로부터 발언권을 정식으로 얻어 "나는 이라크에서의 전쟁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것은 주류 언론의 난센스다. 나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발언의 진위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통일된 견해를 내지 못했다.

AP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이전에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반대한 증거는 없으며 미지근하게 지지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가 이라크 침공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침공이 몇 개월째 접어들었을 때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는 "모호하다"고 밝혔다.

현재 이라크에서 IS가 준동하는 데 대해 트럼프는 클린턴의 책임도 있다고 몰아세웠다.

이라크에 계속 미군을 주둔시키지 않아 '진공상태'가 만들어졌고 이 틈을 타 IS가 급성장했다는 논리이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기 시작한 것은 공화당 정부였던 조지 W. 부시 행정부였다고 반박했다.

클린턴은 또 IS를 격퇴할 계획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보통신(IT)회사들과 협력해 IS의 신병 모집을 차단하고 IS 지도부를 직접 겨냥하면 IS의 준동을 잠재울 수 있다며 IS와의 싸움에 자신감을 내비쳤다.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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