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정 의장 사퇴’ 단식농성
김재수 ‘野 자진 사퇴요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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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6일 막을 올렸지만 12개 상임위원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지난 주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되며 정국이 급랭, 여당이 국감을 포함한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면서 연출된 풍경이다.

새누리당은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윤영석 의원이 이날 오전 외통위 국감장에서 여당 입장을 전한 뒤 자리를 떴고,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의원이 야당의 증인채택 단독처리 등을 견제하기 위해 자리했을 뿐 나머지 상임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에게 국감 일정을 2~3일 연기하는 중재안을 제시해 대치정국의 숨통을 틔우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가 이날부터 정 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의 ‘단식농성’ 카드와 함께 이날부터 당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1인 피켓시위에도 돌입했다. 매일 의원 9명씩이 참석해 1인당 1~2시간 정도 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감 현장에선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상임위원장인 법사위, 정무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국방위, 안전행정위는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개의조차 하지 못하고 사실상 무산됐다. 야당 의원들은 사회권을 요구하며 대기하다 자리를 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이 위원장인 상임위의 경우 오전 중 대부분 야당 단독으로 개의했다 곧 정회했다. 다만 오후엔 여당 의원들의 불참에도 야당 소속 위원장 상임위가 속속 속개돼 ‘반쪽 국감’을 이어갔다. 더민주가 의사봉을 쥐고 있는 외교통일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환경노동위, 국토교통위는 오후 회의를 속개해 야당 단독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특히 김재수 농림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해수위 국감에 참석했지만, 야당 의원은 그를 무시한 채 이준원 차관에게 질의를 이어갔다. 김 장관은 겨우 얻은 발언 기회를 통해 “국무위원으로서 농정 현안을 성실하게 해결하겠다”고 말해 야당 의원들의 자진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국감이 진행되는 와중 급랭정국을 지속하는 것이 여야 모두에 부담인만큼 물밑협상 등을 통해 국감 일정을 다소 연기하는 선에서 대치를 봉합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일각에선 여당의 ‘보이콧’ 마지노선을 28일께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기도 했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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