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저녁 충북 제천 시내에서 제천시 공무원과 시의원 간에 황당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야구부 감독이 야구부원 5명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공직 집단과 학원에서 각각 벌어진 폭행사건은 우리사회 일각의 후진적 사고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사안을 순리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주먹에 의존하려는 그릇된 행태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이근규 제천시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자와 시의원 사이에 폭력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깊은 분노와 자성의 심정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시정 방침을 위배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공직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떠나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제천시 공무원과 시의원 간 폭행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천시의회는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천시의회 초유의 일로 정상적인 의회운영이 불가능해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제천시의회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이 시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천시 국장급 공무원과 시의원이 술자리를 겸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몸싸움을 벌여 둘 다 전치 3~4주의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국장이 시의원에게 시정 사안을 설명하고 협력을 구하는 자리가 폭력으로 얼룩졌다. 여기서 공직사회의 오랜 구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시정을 설명하고 협력을 구하는 장소가 굳이 저녁 술자리여야 하냐는 거다. 그런 공간이라면 시청사나 시의회가 더 적격이다. 시정발전의 두 축인 집행부와 의회가 머리를 맞대도 모자란 판에 주먹다짐을 벌였으니 오죽하면 이 시장이 "술이 원수다"라고 토로했겠는가.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이 1학년 선수 5명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해 충북도교육청이 긴급 조사를 벌였다. 피해 학생 중 1명은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지도자들에 의한 선수 폭행 사건이 잊을 만하면 터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폭행사건의 경위를 면밀히 파악하고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 어떤 명분에서건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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