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순 기자

28일 충남도 고위직 공무원 부인들의 모임인 '충남도청 골목회'가 논산과 금산을 잇따라 방문했다.

방문 이유는 설을 맞아 지역의 무의탁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경제적 형편이 곤란한 가정을 찾아 위문품과 성금을 전달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날 오전 이들은 미리 짜여진 시간표대로 논산시에서 선별한 네 곳의 불우한 이웃들을 돌며 미리 준비한 구운 김 1속과 5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도지사 부인을 포함해 총 3명의 고위직 공무원 부인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논산시장 부인과 시 공무원 3명이 일일이 수행하며 길 안내를 맡았다.또한 점심시간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멀리에서 온 '높으신' 손님들을 위해 식사를 대접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었다.연말연시나 명절을 맞아 어려운 형편의 이웃을 찾아 온정의 손길을 보낸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하지만 이들 고위직 공무원 부인들의 의례적인 '구색 맞추기' 식의 이웃돕기는 좋은 모양새로만 비춰지지는 않는다.

성금을 관계기관에 기탁하는 방식 등 드러나지 않는 선행도 가능하지만, 굳이 도내 각 시·군을 순회하며 위문품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을 택한 점이나 한창 업무에 매진할 공무원들을 동행케 한 점은 일단 고쳐 생각해 볼 일이다.

더욱이 이들 지방공무원에게 식사 대접까지 받는다는 것은 순수한 의도로 행하는 단순한 봉사활동이라는 본래 의미를 퇴색시킬 수도 있는 사안이다.

넉넉지 못한 형편이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을 기탁하는 익명의 기부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환경미화원이나 구두수선 등의 고된 일을 하면서도 매월 고정적인 기금을 모아 선행을 베푸는 복지가들 또한 많다.

이들의 드러나지 않는 진솔한 베품은 요양원 등에 라면박스를 잔뜩 쌓아 놓고 기념사진 촬영에만 급급한 인사들이나, 의례적이고 생색내기식의 봉사활동과는 좋은 비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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