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국가원수로부터 재계의 거물, 고위공직자와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물들의 악수나 건배 모습은 여전히 우리사회가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비껴나 있음을 보여준다. 악수할 때 똑바로 서서 가볍지만 힘 있게 손을 마주잡고 부드러운 시선을 주고받으며 덕담을 건네는 당당한 국제정격 악수매너는 언제쯤 정착될까. 과도하게 몸을 굽히며 머리를 조아리는가하면 왼손을 오른쪽 손목이나 겨드랑이에 붙이며 시선은 땅바닥을 향하는 국적불명의 악수태도가 남아있는 한 매너선진국 진입은 어렵지 않을까.
신선한 감동을 주는 사진 한 장을 본다. 볼 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국립생태원 최재천 원장이 키가 작은 초등학교 어린이에게 시상을 할 때 아예 무릎을 꿇어 눈높이를 맞춘 모습은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쉬울 것 같으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눈높이 매너, 상대를 편안하게 배려하는 예절의 정격을 보여준다. 이런 '생태의 매너'가 널리 확산된다면 훨씬 부드러운 사회가 도래하리라 생각해본다. <문학평론가·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