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당 작품 오셀로 주연 이필모
“몰입 쉽지않아… 있는 그대로 표현”

▲ 배우 이필모가 자신이 맡은 오셀로 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서윤 기자
“그래 좋다. 너는 죽은 다음에도 향기롭겠지. 그래. 나는 너를 죽은 다음부터 사랑하겠다.”(연극 ‘오셀로’ 中)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는 자신이 신임하는 이아고의 계략에 넘어가 사랑하는 아내 데스데모나를 죽인다.

셰익스피어가 17세기에 쓴 이야기로, 시기와 질투 그리고 의심, 사랑이 정상에 오른 한 남자 ‘오셀로’를 결국 비극에 몰아넣는 것이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비극적 사랑을 담은 이 작품 오셀로를 연극으로 제작해 23일부터 내달 1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그리고 광기에 가까운 사랑을 관객에게 오롯이 전달할 이 오셀로 역에는 배우 이필모(42)가 분했다.

다방면에서 10여년 넘게 연기 경력을 쌓은 이필모지만, 사랑때문에 몰락하게 되는 이 오셀로라는 인물은 그에게도 결코 쉽지 않았다.

“저는 지금까지 아내를 죽이는 역할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 처음에는 너무나 접근하기 어려웠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이사람을 너무 사랑하면 죽여서라도 더 이상 그사람이 잘못되는 것을 보지 않으려고 한게 아닌가 싶어요. 잘못되고 왜곡된 사랑이기는 하지만 그런게 또 오셀로니까요.”

배우는 오셀로라는 인물을 무엇이라 정의하고 분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오셀로를 얘기할 때 슬픔과 고독이라는 감정을 함께 전했다.

“너무 상황이 극으로 치닫고 있어서 단순히 상상만으로 갖고 올 수 있는 느낌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오셀로는 슬프고 외로워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삼촌에 복수를 하는 햄릿처럼 셰익스피어가 그리고 싶은 것은 결국 너무 괴롭고 고뇌하는 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연극에 대한 갈증으로 오랜만에 서게 된 무대이지만, 이 작품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전해줄지는 아직 본인조차도 설명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이 작품이 제게 어떤 의미를 전해줄지 아직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것은 아마도 관객과 마주하는 그때 답이 내려지지 않을까요. 무대에 올라가 관객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 그 순간, 모든 것들이 바람이 불 듯 날아가고 오로지 오셀로만 서 있는 느낌이 올 것 같습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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