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수 청주시 환경관리본부장
[화요글밭]

얼마 전 모 방송 일요시네마에서 존 내시의 삶을 그린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방영해 매우 감명 깊게 보았다. 존 내시(John F. Nash)는 미국의 수학자로, 게임이론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균형 개념인 '내시균형'을 정립했다. 1994년 노벨경제학상, 2015년 5월 아벨상을 수상하고 귀국 후 부인 얼리샤 내시와 집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59년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후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직에서 물러나 투병 생활을 했고, 1990년대부터 회복세를 보여 교수직에 복귀해 수학·경제 분야에서 큰 기여를 해왔다. 2002년 그의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뷰티풀 마인드'가 개봉됐고 같은 해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각 4개 부문의 상을 수상했다.

내시균형 이론은 상대의 전략을 예상할 수 있을 때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해 형성된 균형 상태 게임 이론의 한 형태로, 상대의 대응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면 서로 만족해 균형이 형성돼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협력적 선택이 서로 간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개개인의 행위는 결국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 온다'는 당시 주류경제학자에 반기를 들었다. 내시 이론(Nash's theories)은 수학 뿐 아니라 경제학과 사회학 등에 큰 영향을 끼쳐 세계 무역 협상, 노동관계뿐만 아니라 정치적 협상 전략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영화의 주 내용은 이러하다. 천재 수학자 내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그는 스파이가 자신을 미행한다는 생각, 찰스와 그의 어린 딸이 같이 있다는 허상에 사로잡혀 정신분열증 증세를 보여 언제나 자신만을 바라봐 주는 아내 얼리샤와 소원해지고, 천재성마저 잠식당하며 꿈마저 무너진다. 세상은 내시를 미치광이라 비웃었고 그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았다. 그러나 얼리샤는 투병 중인 내시의 곁을 지켰다. 결국 내시는 모든 것을 극복하고 연구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노벨 경제학상까지 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가 죽을 뻔 하고, 자신까지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미치광이 남편을 사랑으로 감싸고 내조한 얼리샤, 이 두 사람이 만들어낸 인간 승리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얼리샤의 사랑과 헌신, 그리고 내조로 갖은 어려움 속에서 꿋꿋하게 지켜낸 가족의 소중함을 엿볼 수 있어 요즘 사회 풍조와 비교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이혼율은 통계에서 보면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에 있고 이는 가족해체로 나타나 자녀방치와 학대, 아동살인까지 일삼고 그 외 토막 살인사건, 학교폭력 등 반윤리적 사건이 언론에 자주 공개되고 있고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청주시는 향약의 본향으로 최근의 각종 범죄가 인성(人性)에 영향이 있다고 보고 사람이 지녀야 할 5대 덕목인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을 도덕성 회복 5대 목표로 정하고 따뜻한 도시, 정의로운 도시, 배려의 도시, 지혜의 도시, 믿음의 도시를 구현하는 도덕성 회복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매우 시기 적절하고 중요한 운동이다.

논어의 안연(顔淵) 편에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감이 인이 된다(顔淵問仁子曰克己復禮爲仁)'는 말이 있다. 인(仁)을 강조한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예를 갖추고 어진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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