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윤 대전 롯데백화점 점장

'사람이 재산이다.'

이 말은 경영자나 관리자는 물론 모든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말이자, 당연한 말로 통용된다.시대를 떠나 국가의 흥망이나 왕조의 부귀영화는 우수한 인재에 의해서 운영됐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기본상식일 것이다.

유통업체에서 사람의 중요성은 그 어느 산업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별한 노하우나 운영기술 그리고 독창적인 원자재 등의 강점 없이 오직 근무하는 사람들의 능력에 의해 회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경우가 태반이며 타 업종과 달리 유통업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이들 종업원들이다.

우리 나라 유통업 최강자를 표방하는 롯데, 신세계, 현대 등이 살벌한 영업환경 속에서 지금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길은 오직 유통업이란 한 길을 걸으면서 숙련된 노하우를 가진 직원들의 공이 절대적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농수산물 시장과 산지를 오가며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고르고 또 고르는 바이어들과 매장에 상품을 진열하고, 적절한 전략을 구사해 고객들의 시선을 확실하게 빼앗는 샵마스터 등 이들은 백화점의 꽃으로 각광받는 자리에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일개 유통업체를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장 중요한 회사의 자산은 이들이 아니라 고객들을 웃으면서 맞이하고 생활하고, 그들에게 기쁨을 주는 매장의 직원들이다.이들은 회사의 색깔을 내고, 회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최근 IMF외환위기 이후 평생직장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면서 조직내에서 개인주의가 팽배해 가는 느낌이다.

자신의 능력을 중심으로 회사보다는 업무중심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는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인 면도 많다.

하지만 유통업체는 개인주의보다는 단체심과 희생정신이 강요되는 업종의 하나이다. 자신의 월등한 개인능력으로 주어진 환경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업종이 결코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이 합해져 이것이 조합을 이룰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적 업종이다.

때문에 직원들의 이직률이 타 업종에 비해 높아도 한결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것이 고객들의 높은 신뢰도를 지켜 나갈 수 있는 비결 중의 하나다.이는 유통업체에서 한 사람의 직원을 선발하고, 교육하고, 기업문화를 충실하게 전달하는 과정을 직원교육의 일원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의 회사자산으로 인식, 조금씩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서비스마인드를 체화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 또는 고객 본위의 사고를 가지게 하는 것은 직원을 종업원으로 대우하지 않고 자산으로 그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유통업에서 교육을 통한 자산관리는 아무리 우수한 사람도 개인의 능력발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단체에 속한 내가 고객에게 응대하는 길을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된다.즉, 나를 죽이고 남을 위한 마인드를 가지고 이를 행동하는 기본을 반복, 숙달하도록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산가치가 높아졌을 때 개인에 대한 자산투자가 시작된다.

바이어라든가 관리자라든가, 혹은 전문 MD 등 최근 유통업이 3D업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망 직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샵마스터는 능력에 맞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어 젊은 여성들에게 매우 유망한 직종으로 선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유통업체가 아무리 인력이 부족하고,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어도, 기본적으로 유통업의 본위는 고객이며, 이 본위를 마음 속에 심는 사람만이 살아 남는다. 이들이 바로 진정한 유통업체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는 유통업이 우리 나라에서 기술력이나 각종 특허 없이도 외국계 대형 자본들의 침투 속에서도 아직까지 최상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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