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마지막 대규모 시설입지
건립비 6900억 … 정치적 부담
내달 시민공청회 예정돼 있어

종합스포츠콤플렉스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중인 청주시가 분산배치도 검토키로 했다. 청주·청원 통합 이후 마지막 남은 대규모 시설 입지를 놓고 정치적 부담을 덜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12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종합스포츠 콤플렉스 조성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8700여만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이 용역은 종합경기장, 야구장, 실내체육관, 수영장 등이 포함된 종합스포츠 콤플렉스의 입지를 확정하기 위해 실시된다.

종합스포츠 콤플렉스 후보지는 △청원구 내수읍 형동리 △청원구 오창읍 가곡리 △흥덕구 오송읍 공복리 △흥덕구 강내면 학천리 △청원구 상당구 주중동 등 5곳이다.

애초 시는 이 중 한 곳을 종합스포츠 콤플렉스 후보지로 정하려 했다. 하지만 최근 시는 분산배치도 검토키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용역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단일 후보지에 집적화하는 것과 분산배치의 장·단점이 있다”며 “이를 모두 따져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시가 종합스포츠 콤플렉스의 분산배치를 검토키로 한 것은 정치적 부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주·청원 통합 전 양 시·군이 합의한 상생발전방안에 따라 상당구청과 흥덕구청은 옛 청원군 지역에 건립된다. 또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도 흥덕구 옥산면으로 이전키로 했다. 이제 상생발전방안에 따라 옛 청원군 지역으로 이전해야 할 시설은 종합스포츠 콤플렉스와 청주동물원만이 남아있다. 청주동물원은 상당구 지역 내에서 이전지가 결정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사실상 후보지가 정해지지 않은 시설은 종합스포츠 콤플렉스 뿐이다.

문제는 종합스포츠 콤플렉스의 규모가 크다는 데 있다. 1970년대 조성된 사직동 종합스포츠타운을 이전하는 이 사업에는 부지매입비를 제외하고 건립비만 69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각종 대회 개최를 지원하기 위한 호텔 등의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도 인근에 배치될 예정이다. 종합스포츠 콤플렉스와 지원시설까지 합하면 1조원을 훨씬 상회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셈이다. 유치에 성공하는 지역은 ‘환골탈태’ 수준의 발전이 예상된다.

아직 연구용역 중이라 공론화는 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후보지 선정과정에 들어가면 각 지역별로 치열한 유치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오는 10월에는 시민공청회가 예정돼 있다.

지역별로 유치전이 벌어지면 청주시는 정치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 따라서 분산배치를 통해 이 같은 부담을 벗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옛 청주시와 청원군은 통합 전 흥덕구청과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 유치를 놓고 흥덕구 강내면과 옥산면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자 강내면을 흥덕구청 이전지, 옥산면을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지로 정했다. 그 배경에는 지역별 안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체육계 일각에서는 종합스포츠 콤플렉스가 정치적 목적에 의해 분산배치되는 것 보다는 본래의 목적과 역할에 부합되는 시설로 건립되는 것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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