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 충북본사 정치경제부장
[데스크칼럼]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행사 취지나 기획 의도는 참신했지만 운영은 합격점을 주기 어려운 대회였다. '무예로 하나로, 무예로 세계로'를 대회 슬로건으로 7일동안 열렸던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8일 막을 내렸다.

무예마스터십은 역대 최대 무예 종합 경기대회이자 올림픽과 쌍벽을 이룰 지구촌 대축제로 기획됐다. 81개국에서 19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연무 184명(해외 81명) △크라쉬 183명(해외 152명) △킥복싱 175명(해외 148명) △태권도 164명(해외 73명) △기록 157명(해외 58명) △용무도 156명(해외 124명) △삼보 141명(해외 116명) 등이다.

참가선수는 한국이 709명으로 가장 많았고 투르크메니스탄(79명), 이란(78명), 말레이시아·인도(76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자국 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참가한 나라들도 적지 않았다. 폭탄테러와 쿠데타 후폭풍으로 정세 불안을 겪고 있는 터키에서도 택견과 무에타이, 기사종목에 11명의 선수단을 출전시켰고 장기 내전으로 신음하고 있는 이라크와 시리아가 킥복싱 종목에 각각 10명과 2명의 선수단을 참가시켰다.

이번 무예마스터십에는 국내 60여개 기관·단체가 힘을 보탰다. 이들 기관·단체들은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성공 개최를 위해 홈페이지 등을 활용한 홍보, 대회 관람객 지원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였다.

많은 국가에서 많은 선수들이 참가했지만 첫 대회였던만큼 운영상의 아쉬움도 많이 남겼다. 우선 선수 관리 문제가 과제로 떠올랐다. 벨트 레슬링 종목 타지키스탄 선수 4명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자마자 종적을 감췄다. 충북도자치연수원에 머물던 스리랑카 주짓수 대표 선수 A 씨 등 3명도 여권과 항공권 등을 모두 숙소에 놔둔 채 사라졌다. 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에 머물던 우즈베키스탄 선수 4명도 종적을 감췄다.

선수들이 잇따라 잠적하면서 대회 조직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회 개막전 불법 체류 목적으로 출전 선수를 위장해 입국할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대책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사라진 선수들의 행적 파악이 어려운 상태에서 경기 참가 여부마저 불투명해지면서 대회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비자심사 등으로 입국이 안 된 선수도 30%에 달했다.

차기 대회 개최지 문제도 과제다. 충주시는 제2회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회 대회의 경우 약 100억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절반인 50억 원 가량은 충주가 부담할 것을 협의하고 있다. 국제대회로 승인받으면 국비가 지원돼 충주 부담금은 35억 원으로 줄어든다.

충북도는 2013년부터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추진하면서 '무술의 고장' 충주에서 대회를 여는 방안을 구상했으나, 우여곡절끝에 1회 대회 개최지는 청주로 결정됐다. 충주는 충주세계무술축제와의 중복성,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개최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대회조직위원회와 충북도의 설득에 차기 대회 개최 검토로 선회한 상태다.

첫 대회였던만큼 운영상의 허점은 많았다. 2회 대회를 위해 지금부터 다시 준비하고 계획해 완벽한 대회를 치러내야하는 과제가 남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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