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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방법<1>

서경원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반려동물 이야기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6년 09월 08일 목요일 제20면     승인시간 : 2016년 09월 07일 18시 08분
이번 여름 휴가철에도 유기된 반려동물이 지난 여름보다도 늘었다고 하니, 마음 한 구석이 먹먹해진다. 정말 어쩔 수 없어 그랬으리라 믿고 싶지만, 다른 방법은 정말 없었을까.

필자의 경우에도 수의사인 것을 아는 친척이나 주변 지인들을 통해 가끔 들어오는 부탁이 있다. 키우던 개나 고양이를 더 이상 키울 여력이 안되니, 키워 줄 곳이 없는지를 묻는다. 단순히 이렇게 이야기하면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 일을 왜 했을꼬 하며 선입견을 가질 수 있겠지만, 나 또한 3년간 이불에 오줌싸는 고양이도 길러봤고, 서로 코드가 맞지 않는 두 고양이 사이에서 괴로움도 겪어 본 터이고, 어린 두 아들이 12살 노견인 초이(녀석 또한 다른 분이 키우다가 사정상 내가 받아 한 살 때부터 키우기 시작한 녀석이다)를 힘들게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서로 공존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한편으론 이해도 된다.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할까? 마음(책임)과 경제적 준비가 안 된 상태로 겉으로 보이는 귀여움에 반해 환상을 가지고 어렵지 않게 키우지 시작했다가, 귀여움 이면에 부딪히는 현실적인 부분에서 오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 때문은 아닐까?

혹시 새로운 식구를 들일 계획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몇 자 적어 보기로 한다. 일단 중간에 키우기를 포기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대체적으로 공통적인 이유가 있다. 가장 많았던 이유 몇 가지를 들면 첫째, 예상치 못한 혹은 잘 몰랐던 개나 고양이의 본성이다. 이것에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 지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개의 경우 변을 잘 가리지 못한다거나, 사람들이 없으면 끊임없이 짖거나 문을 긁어고 심지어는 집안의 물건을 망가뜨리기도해서 혼자 두기 어려운 상황인데(분리 불안), 실제로 사람들은 모두 직장에 나가거나 집을 비워야 하는 가정의 경우 이웃에서 들어오는 항의로 인해 포기를 하는 경우를 들 수 있겠다. 이런 경우 변을 잘 못 가린다거나 분리불안이 있는 경우는 교정이 가능하다. 다만 인내심을 요하며 심각한 경우 약물 치료를 통해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므로, 빠른 포기는 금물이다.

필자의 경우 3년간 화장실 훈련이 되지 않는 고양이를 기른 적이 있다. 이불을 하루에도 몇 번씩 빨아대야 했고, 옷에도 실례하기 일쑤였다.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화장실 모래를 종류별로 바꿔 보고 집의 환경을 헝겊이 노출되지 않도록 바꾸고, 헝겊 소파는 버리는 등의 방법으로 포기하지 않은 결과 약 3년 정도 후에는 완벽히 해결할 수 있었다. 단 어떤 분들은 하루에 2회 정도 배변을 하는 개를 참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변을 줄이기 위해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예를 볼 수 있었는데, 이런 경우는 보통 병원에서 뵌 것 같다. 영양실조로 인한 혈액 알부민의 감소로 이어져, 복수가 차고 시름시름 앓게 된 사례들을 몇 차례 본적이 있다.

또 놀랍게도 이런 사례 중에 몇 번은 작게 키우기 위해 분양 받은 곳에서 교육을 받았다며, 개가 5~6개월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작은 사료 알을 정해진 만큼의 극소량으로 새서 주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모두 옳지 않은 방법이다. 이 경우 주변 동물병원에서 퍼피 스쿨이라 불리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면, 강아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또 자주 접하는 공존의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로 고양이의 경우나 단모종 개의 경우 털 빠짐이 너무 싫은데 이를 모르고, 털이 잘 빠지는 품종을 단순히 귀엽다는 이유에서 입양한 경우이다. 털 빠짐의 경우라면 털이 잘 빠지지 않는 품종을 미리 알아보면 된다.

개의 품종은 워낙 다양하고, 이에 따라 털이 끊임없이 길어서 지속적으로 잘라줘야 하는 사람의 머리털과 같은 성질을 가진 품종의 경우에는 털이 잘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털이 정해진 길이까지만 길어지는 품종이라면 계절적으로 더 많이 빠지기도 하니 이를 미리 알아보고 결정하면 될 것이다. 털에서 오는 아름다움만 살짝 포기한다면, 전신미용을 통해 털이 빠지는 것을 원천 봉쇄할 수도 있다.

고양이의 경우는 계절과 품종을 막론하고 털이 꽤 빠지는 편인데, 고양이의 털은 개에 비해 가라앉지 않고 잘 뜨는 편이다.

물론 매일 빗질을 해 줄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와 부지런함을 장착한 경우라면 단모종이든 장모종이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혹은 개의 경우처럼 전신 미용을 하면 이 또한 많이 줄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중모종 이상인 고양이의 경우 포기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아름다움은 사실 털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바이지만,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에 비해 털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경험상 한번만 포기하면 두 번째부터는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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