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무지개복지센터
지방공기업 첫 자활근로장
수익 대부분 고용에 활용
작업 열의… 잇단 취업 성공

▲ 5일 무지개복지센터 작업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애인 근로자들이 치간칫솔 조립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 5일 무지개복지센터 작업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애인 근로자들이 복사용지 생산설비에서 생산된 복사용지를 포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떡 공장 등 여러 곳에서 일해봤지만, 여기만큼 일도 좋고, 급여도 좋은 곳을 못 봤어요. 열심히 돈을 모아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대전 대덕구 문평동 무지개복지센터 복사용지 제조라인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김명선(37·뇌병변 3급) 씨는 이곳을 통해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5일 기자가 찾아간 무지개복지센터에는 김 씨와 비슷한 꿈을 꾸는 44명의 직원이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 모두는 장애를 갖고 있다.

2011년 4월 개원해 5년 차를 맞이한 무지개복지센터는 대전시설관리공단이 지방공기업 최초로 설립한 장애인 자활근로장으로 복사용지와 화장지, 빵류를 생산하고 있다.

장병전 무기재복지센터장은 “장애인 생산품의 품질 확보를 위해 지난해에는 식품안전관리제도 HACCP 인증과 ISO9001, 친환경 복사용지 인증을 받아 판로확보에 앞장서고 있다”며 “공기업이 운영하는 만큼 수익의 대부분은 장애인 고용을 위해 활용하고 있으며, 더 많은 장애인에게 기회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무지개센터 제빵사 정우석(27·청각장애) 씨는 직원들의 열의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정 제빵사는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차근차근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주면 비장애인보다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빵을 만들어낸다”며 “이곳에서 기술을 배운 제자들이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과 은상을 수상하고, 대기업에 취업하는 모습을 보면 없던 기운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과는 성심당과 한스브레드, 전주 맘스브레드 등 유명 제과점에서 근무한 정 씨가 있기에 가능했다. 특히 훈련을 받은 장애인 중 10명은 한국타이어 동그라미파트너스로 취업했고, 1명은 신세계그룹에 최종 합격해 입사예정반 훈련을 받고 있다.

제과제빵 부문 직원 최종국(53·정신장애 3급) 씨는 “예전에 일하던 장애인시설에서는 월급을 70만원 밖에 못 받았지만, 지금은 120만원을 받고 있다”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을 이곳에서 더 뽑아서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씨와 함께 일하는 박상현(24·지적장애 3급) 씨도 “제과제빵 자격증을 딴 후 이곳에서 3개월째 일하고 있다”며 “기술을 배우고 나면 제과업계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44명의 직원 외에도 대전직업훈련개발원과 대전 원명·혜광학교 장애인 학생 등 수십명이 무지개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직업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동차 라디에이터 사상 작업과 플라스틱 수저, 치간칫솔, 식용유 포장작업 등 훈련을 받고 있었다.

한편 무지개복지센터에 근무하는 장애인 근로자 90%는 장애 3급 이상의 중증장애인들로 개원 이후 현재까지 50명의 장애인이 일반 사업체로 취업에 성공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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