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 http://blog.naver.com/azafarm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홍성군 홍동면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만화방 입니다. 면단위 지역에 만화방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제는 특이한 것이 되었습니다. 시골에는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별로 없을 텐데 만화방이 왠말인가 하실텐데요 이곳 홍동지역에 그러한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깨는 만화방이 있어 그곳을 소개시켜 드리려 합니다.

만화방 이름이 'ㅋㅋ 만화방'으로 'ㅋㅋ'는 다들 아시다 시피 크크대며 웃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죠. 이 만화방의 컨셉도 아이들이 '크크 거리며 웃을 수 있는 곳' 이라는 것을 간판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ㅋㅋ만화방은 건물 전면에 큰 간판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여간해선 찾기가 어려운데요 그도 그럴 것이 애초부터 지역민을 위한 만화방이었기 때문에 호객을 하기 위한 커다란 간판이 필요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을 열면 높다란 계단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마치 성스러운 비밀의 공간에 들어서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는데요 계단 양 옆과 천장에는 만화 캐릭터 사진들이 붙어있어 그러한 느낌을 증폭시키기 충분하였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주황색 불빛이 뭔가 신비스럽게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짜잔~!! 2층에 위치한 만화방 모습은 위와 같습니다. 아마 상상하던 만화방 모습과는 많이 다르셨을 텐데요 만화방의 모습은 마치 도시지역에 위치한 고급 북카페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책장과 테이블 그리고 의자 등은 원목으로 제작되어 있어 따스한 느낌이 들었구요 벽면은 노란색 페인팅과 함께 태권브이가 그려져 있어 만화방의 분위기를 한층 높여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오른편에는 복층으로 된 독서공간이 설치되어 있어 마치 자기 집에서 뒹굴거리며 만화를 보는 것 처럼 만화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한쪽 다리를 무릎 위에 턱 얹고 만화를 보는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였는데요 ㅋㅋ만화방의 특징은 자신이 보고싶은 자세로 만화를 볼 수 있다는 점 일 것입니다. 보통의 만화방이라고 하면 시간 제한이 있을 뿐만 아니라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마치 공부하듯이 만화를 봐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죠. 눕고 싶으면 눕고 쪼그리고 싶으면 쪼그리고 그렇게 원하는데로 만화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위에서 보통의 만화방은 시간제한이 있다고 말씀 드렸죠? 하지만 이곳 ㅋㅋ 만화방은 그런 시간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한 이유는 입장료가 없기 때문인데요 청소년이면 누구나 무료로 만화를 볼 수가 있습니다. 또한 개장시간부터 폐장시간까지 시간제한 없이 만화를 볼 수가 있죠. 만화방에 비치되어 있는 만화들은 요즘 연재되고 있는 만화에서 부터 슬램덩크와 드래곤볼과 같이 거의 20여년이 넘은 만화들도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저 역시 만화를 참 좋아했는데요 예전에 보던 만화들이 이곳에서 보니 참으로 반갑게 느껴졌답니다. 만화방이 이렇게 청소년 무료로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정기후원과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때문입니다.

만화방을 만들 때에도 물론이고 만화방을 운영함에 있어서도 마을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만화책 기증에서 부터 공간 인테리어, 물품기증 그리고 정기후원 등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ㅋㅋ만화방은 단순히 만화를 보는 공간을 넘어서 소통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만화방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을 하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곳에서는 청소년 동아리 활동을 비롯하여 '비폭력대화 한마당'과 같은 워크샵이 열리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충남 홍성의 홍동마을하면 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한 마을만들기 사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도 홍동마을을 끊임없이 새롭게 변하고 있는데요 그러한 원동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십억을 들여 지은 멋스런 마을센터 그리고 마을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수 많은 정자들... 이렇게 그동안 많은 마을 사업들이 추진되어 왔지만 전국의 몇몇 마을을 제외하고는 개점휴업상태인 곳이 대다수입니다. 결국 사람이 답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스스로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 그리고 단지 수익만을 위해서가 아닌 교육의 가치를 추구하는 데서 그러한 저력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농촌에도 희망이 있다는 모습이 널리 퍼져 지금보다 더 살만한 농촌이 되기를 소망하는 바 입니다~^^

(이 글은 8월 29일에 작성됐습니다- 이 사업(기사)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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