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터널링 메모리 소자 구현
적은 에너지로 고도 병렬연산

국내 연구진이 인간의 뇌 구조를 이용한 차세대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인간의 뇌처럼 저전력 고효율 인공지능을 만들어낸다면, 스마트폰 속에 알파고(AlphaGo)와 같은 고성능 인공지능 컴퓨터를 넣는 것도 가능해 주목받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은 유우종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그래핀 등 2차원 나노소재로 인간의 뇌 속 시냅스를 모방한 터널링 메모리(TRAM) 반도체 소자 구현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인간의 뇌에는 860억개의 신경세포(뉴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신경세포는 무려 수천, 수만의 가지(축삭과 가지돌기)들이 뻗어나와 서로 연결된다.

이 가지와 가지를 이어주어 신호를 주고받는 부위가 바로 시냅스로, 사람 뇌엔 무려 수십조 내지 100조개에 달하는 시냅스가 존재한다.

인간의 뇌 속 시냅스는 2개의 돌기(소자의 전극에 해당)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신호의 잔상을 남겨 기억을 저장한다. 이 같은 시냅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적은 에너지로도 고도의 병렬연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3개의 전극을 갖는 플래시 메모리 구조에서 저장 전극(Gate)을 없애고, 그 대신 2개의 전극(Drain, Source)으로 신호 전달 및 저장을 동시에 수행토록 해 시냅스처럼 작동하는 터널링 메모리(TRAM)를 구현했다.

입력 전극(Drain)에 전압을 가하면 이황화몰리브덴을 통해 전자(신호)가 흐르고, 이중 일부 전자가 수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육각형 질화붕소 절연층을 터널링해 그래핀에 저장된다. 저장된 전자가 만든 전기장은 이황화몰리브덴의 저항을 변화시켜 전자의 흐름을 제어해 메모리로 기능하는 구조다.

터널링 메모리 구조는 상용 실리콘 메모리에도 곧바로 적용이 가능하다. 또 새로운 터널링 메모리는 소자재료로 전기적, 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2차원 나노물질만을 사용해, 기존 메모리 소자(PRAM, RRAM) 대비 1000배 높은 신호 정밀도와 고무와 같은 신축성을 확보했다.

향후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돼 기술적 진보를 가져올 것으로 연구팀을 기대하고 있다.

이영희 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은 “터널링 메모리 소자는 전기적, 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2차원 나노물질로 만들어 성능이 우수하다”면서 “상용 실리콘 메모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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