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교황 방문이후 관광지로 각광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한뜻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 이후 충남지역 천주교 유산이 재조명 받고 있다. 교황이 찾은 당진 솔뫼성지와 서산 해미읍성 등은 국내·외 신자는 물론 일반 관광객들까지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천주교 유적, 성지 등 유산이 풍부한 충남 천주교 유산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본보는 충남도의 천주교 유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현황과 주요 유적, 순례길 등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충남도가 추진 중인 천주교 종교유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속도가 붙고 있다. 도가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위한 기초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충남지역의 천주교 유산만의 독창성과 보편적가치 등 세계유산 등재의 당위성이 부각되고 있고 범국민적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도에 따르면 현재 천주교 대전교구와 MOU를 맺고, 도내 천주교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고 보존·관리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의뢰해 도내 천주교 유산에 대한 기초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향후 잠정목록 등재신청서 작성 등의 행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충남의 천주교는 한국 천주교의 태동과 전파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유적과 성지가 있다는 점에서 세계유산으로서의 등재 당위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 천주교 대전교구에 따르면 관할구역 내인 충남지역에는 총 18개소의 성지가 위치해 있다. 이는 타 시·도 교구 대비 가장 많은 것으로 수원교구가 14개소, 전주교구가 11개소, 서울 대교구가 10개소, 부산교구가 8개소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또 도내 8개 시·군 13개소의 천주교 유산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잠정목록 선정이 한층 수월할 전망이다.

도내 천주교 관련 문화재 현황은 △당진시 솔뫼마을 김대건 신부유적, 합덕성당, 신리 다블뤼주교 유적지 △서산시 해미읍성, 해미읍성 회화나무 △공주시 중동성당, 황새바위 천주교 순교유적 △아산시 공세리성당 △천안시 성거산 천주교 교우촌터 △보령시 갈매못 천주교 순교지 △예산군 여사울 이존창 생가터, 예산성당 △부여군 금사리성당 등이다. 이밖에도 홍성군 홍주성지, 금산군 진산성지·성당 등 천주교 관련 비(非)문화재도 상당수 위치해 있다. 특히 당진·서산·홍성·예산 등 내포지역은 한국 천주교의 4대 박해를 모두 겪었다는 점에서 종교적 가치가 높고, 지역마다 특색있는 모습을 띄고 있다. 또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당진 솔뫼성지와 서산 해미성지를 방문하면서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의 방문도 잇따르는 등 범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내년 중순까지 연구용역을 실시해 충남 천주교 현황 및 실태조사, 잠정목록 등재신청 범위 및 대상 유적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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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미읍성
1 해미읍성-해미읍성은 고려 말부터 국정이 혼란한 틈을 타 왜구가 해안지방에 침입해 막대한 피해를 지속적으로 입히자, 이를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조선 태종17년(1417)부터 세종3년(1421) 사이에 덕산에 있던 충청병마도절제사영을 이 곳으로 옮기면서 축성됐으며 사적 제116호로 지정됐다. 천주교와 관련해서는 조선말기 고종 때인 1790년경부터 1886년 사이에 있었던 신유박해(1801), 기해박해(1839), 병오박해(1846), 병인박해(1866) 등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 때 수천명으로 추정되는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된 곳으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잔디가 뒤덮인 구릉지형의 성내에는 당시 신도들을 가두었던 감옥터와 고문할 때 매달아뒀던 나무가 남아 있다.

▲ 해미읍성 회화나무
2 해미읍성 회화나무-해미읍성 내 위치한 회화나무는 지역주민들에 의해 ‘호야나무’로 불리고 있으며, 천주교 박해와 관련이 있다. 해미읍성은 호서좌영으로서 겸영장이 토포사를 겸해 국사범을 처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내포지방의 천주교 신도들이 압송돼 처형된 곳이다. 특히 많은 천주교인들이 이 나무에 철사줄로 매달리고 고문당한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기념물 172호로 지정돼 있다.

▲ 솔뫼마을 김대건 신부유적
1 솔뫼마을 김대건 신부유적-한국 천주교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1821~1846)를 비롯 김 신부의 증조할아버지(김진후), 작은할아버지(김종한), 아버지(김제준) 등 4대에 걸친 순교자가 살았던 곳으로 전해진 사적 제529호 지정된 문화재이다. 이 유적에는 2004년 복원된 김 신부의 생가와 김 신부 순교 100주년을 맞아 1946년 세워진 순교복자비, 김 신부 동상이 위치해 있다.

또 주변에는 ‘김대건신부 기념관’, 야외 성당 등이 조성돼 있어 김 신부의 발자취와 생애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울러 중세사회에서 근대사회로의 이행기에 발생한 천주교 전래와 사상, 신앙의 자유에 대한 박해과정 등을 집약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곳인 만큼 종교사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치·사상적 변천을 반영하는 중요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 합덕성당
2 합덕성당-기념물 제145호로 지정된 합덕성당은 1890년 예산군 고덕면 상궁리에 세워진 양촌성당으로 출발했다. 1899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면서 합덕성당으로 명칭이 변경됐고, 현재의 성당 건물은 1929년에 신축된 것으로 100여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건축양식으로 벽돌과 목재를 사용한 연와조 구조로 지었으며, 정면의 종탑이 쌍탑으로 돼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성당의 3개의 출입구와 창들이 모두 무지개 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외벽은 붉은 벽돌로, 창둘레와 종탑의 각 모서리는 회색벽돌로 쌓여 있다. 특히 교회가 박해를 받을 당시 순교의 장소가 되기도 한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적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다.

▲ 신리 다블뤼주교 유적지
3 신리 다블뤼주교 유적지-내포 교회의 초기 공소가 있던 곳으로 병인박해 당시 다블뤼 주교, 오메트르 신부, 위앵 신부, 황석두 등이 체포돼 순교한 곳으로 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돼 있다. 다블뤼 주교는 제5대 조선교구장으로 신리공소는 실질적인 조선교구청으로 공소 건물은 원래 손자손의 생가로 보수공사 때 확인된 건축 연대는 1815년으로, 1964년 새롭게 복원된 바 있다. 특히 병인박해 때 순교한 32인의 순교자가 안장돼 있고, 최근 천주교단의 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순례 관광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갈매못 천주교 순교지
갈매못 천주교 순교지-천주교인들의 신앙 활동이 매우 활발했던 내포지방의 연못이다. 1866년 천주교 병인박해 당시 프랑스인 다블뤼 주교 등 다섯 성인(선교사3명, 한국인2명)이 효수형을 당한 장소이며, 기념물 제188호로 지정돼 있다. 1925년 공주 최말구 신부 등이 현지를 확인했으며, 현재 순교자기념비, 기념관, 사제관, 수녀원 등이 건립돼 있다. 새남터, 서소문, 전주 치명자산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천주교 순교지다.

▲ 여사울 이존창 생가터
1 여사울 이존창 생가터-초기 내포지역 천주교 전파의 거점이었던 여사울은 충청도 지역교회 창설의 요람으로 ‘충청도의 사도’라 불린 이존창의 생가터이다. 이존창은 스스로 충청지방 천주교 신자들의 지도자임을 자인하고, 내포지역에서 포교활동을 했다. 1795년 체포돼 정약종 등과 함께 사형선고를 받아 공주 황새바위에서 참수형을 당하는 등 초기 천주교 전파의 대표적 유적지로 알려져 있다. 기념물 제177호로 지정돼 있다.

▲ 예산성당
2 예산성당-기념물 제164호로 지정된 예산성당은 전형적인 삼랑식 성당 건축이며 외관의 전체 구성은 단순하지만, 처마돌림 띠, 창둘레 아치 장식 등의 비례가 뛰어난 근대 성당 건축물로 1933년에 착공해 1934년에 완공됐다. 한국인 신부에 의해 건립된 건축물로서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어 보존가치가 매우 높으며, 일본의 건축문화를 수용·혼재하지 않고 서양의 건축문화를 직접 수용해 토착화한 건축양식으로서 근대건축사 연구의 중요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1 주코스(솔뫼성지~신리성지~한티고개~해미성지, 57.4㎞)-당진 솔뫼성지에서 서산 해미성지로 이어지는 순례길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 이후 신자 등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교황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주코스에는 솔뫼성지와 버그내장터, 합덕제, 신리성지를 연결하는 ‘버그내 순례길’이 포함돼 있는 만큼 역사적 의미를 잘 살려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노선이다.

2 1코스(공세리성당~솔뫼성지, 21㎞)-1922년에 지어진 공세리성당은 2005년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주변의 오랜 고목과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갖고 있다. 특히 성당 구내에는 옛 사제관을 개조한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어 지역의 역사와 내포 천주교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3 2코스(신리성지~여사울, 7.6㎞)-당진 신리성지는 조선 후기 박해시대에 이름난 교우촌으로 1866년대 중반에는 마을 사람 400여명이 전부 신자일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여사울은 한국 천주교의 초기 신앙공동체로 내포지방 신앙의 출발지로 1866년 병인박해 때까지 신앙의 맥이 이어진 곳이다. 홍병주(베드로), 홍영주(바오로) 2명의 성인과 김광옥(안드레아), 김희성(프란치스코) 2명의 ‘하느님의 종’ 등 많은 순교자의 고향이기도 하다.

4 3코스(홍주성지~홍주성당, 2.1㎞)-홍주순교성지는 기록상으로 212명의 순교자가 있는 유서 깊은 천주교 사적지로 조선 후기의 박해 처음부터 끝까지 순교자가 나왔다는 점에서 한국 순교사의 거점 성지라 할 수 있다. 천주교에 입교해 3년간 예비 신자로서 수계생활을 하며 30여가구를 입교시킨 원시장(베드로)은 1791년 신해박해 때 옥에서 세례를 받고 동사한 이 지역의 첫 순교자로 기록되고 있다.

5 4코스(성거산성지~충북경계(배티성지), 8㎞)-천혜의 피신처라 할 수 있는 깊은 산골에 자리잡은 성거산성지와 배티성지 주변은 박해 때 신앙의 선조들과 순교자들이 피신해 신앙생활을 영위했던 삶의 터전인 교우촌이 산재돼 있어 선조들의 신앙의 향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6 5코스(다락골성지~갈매못성지, 25.5㎞)-갈매못성지를 비롯해 충청수영성, 도미부인길, 보령관아 등을 거쳐 다락골성지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충청수영성은 병인박해 당시 천주교 신부 5명이 순교한 곳이며, 다락골성지는 홍주감옥에서 순교한 교도들이 운구·암장된 줄무덤이 모여 있다. 특히 다락골성지에는 줄무덤이 가족단위로 묻혀 37기나 있고, 소실된 인가의 흔적이 10개소나 돼 당시 천주교도의 집단마을로서 마을 전체가 참회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천주교 박해 당시 처형장으로 이용됐던 갈매못성지에서 처형된 순교자 중 일부 성인의 시신이 다락골성지로 운구·암장됐을 것으로 추론되고 있다.

7 6코스(도앙골성지~삽티성지, 3㎞)-도앙골성지는 1880년부터 1890년대 공소 사목 자료에 신자 수가 43명으로 기록될 정도로 신자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다. 삽티성지는 황석두 루가 성인이 자주 방문하던 장소이며, 이 곳에 숨어사는 신자들을 돌보기 위해 양자와 조카들을 거주케 했다. 특히 그 역시 삽티 마을에 묻혔기 때문에 ‘황석두의 마을’이라고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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