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장

끝이 없을 것만 같던 무더위도 기세를 다했는지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사람의 마음에 여유를 실어다준다. 지난 일요일 오후 대전으로 오는 길에 올려다 본 하늘에는 일곱 색깔의 선명한 쌍무지개가 거짓말처럼 걸려있었다. 평생 처음보는 완벽한 무지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SNS에 올렸더니 많은 이들이 그 무지개를 함께 쳐다봤으며, 너나없이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기대를 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특하고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지금은 녹색의 네모진 로고로 바뀌었지만 농축산물의 인증제도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무지개와 물레방아의 조화를 형상화한 농식품 인증표지 로고를 기억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바로 ‘전통식품품질인증제도’라는 것이다. 전통식품품질인증제는 국산 농산물을 주원료 또는 주재료를 예로부터 전승돼 오는 방법에 따라 제조·가공·조리돼 우리 고유의 맛과 향, 색을 내는 우수한 전통식품에 대해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로 1992년도에 도입된 것이다. 그동안 이 제도는 우리 전통식품의 품질을 높이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일정한 기여를 해 왔다. 그러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소비자들이 간편식을 선호함에 따라 전통식품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또 소비자들이 막상 전통식품을 사 먹고 싶어도 마땅한 구매정보가 없어서 구입을 망설이거나 구매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4년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통식품 인지도, 애로사항 및 요구사항 등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가 느끼는 전통식품에 대한 호감도는 76%, 향후 구입의향은 77%를 기록했으나, 인증마크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39%로 매우 낮았다.

이에 따라 농관원에서는 전통식품인증제도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 블로그 및 카페 홍보 확대 △체험 프로그램 개발·지원 등 온·오프라인상의 다양한 홍보사업을 추진하고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6차 산업으로써 전통식품의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전통식품의 인지도가 높아지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넘쳐나는 수입농산물의 홍수 속에서 우리 농산물만을 원료로 사용해 떡, 한과, 된장, 고추장, 김치 등 전통식품의 명맥을 잇는다는 일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전통식품 품질인증 및 판매정보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우수식품 정보시스템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전국에서 84개 품목 541개의 전통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명인들의 땀과 노력에 공감한다면, 올 추석 선물은 전통식품 품질인증제품에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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