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전세값 3천만원까지 올라, “보증금 추가 요구 두려워” 한숨, 월세전환 많아… 이사·매매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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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이모(38) 씨는 9월말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이 씨가 거주하고 있는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2년전 전세계약금이 2억 3000만원이었지만 현재 시세가 2억 500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시세만 2000만원 뛰었는데 가을 이사철이 되면 추가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집주인이 얼마만큼 전세보증금을 추가로 요구할지 두렵다”고 푸념했다. 이 씨는 추가 보증금을 감당하려면 현재 대출을 낀 가계 상황 속에서 추가대출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저렴한 아파트를 찾아 거주지를 옮기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청주지역 전세 세입자들이 가을 이사철 재계약 시즌을 앞두고 보증금 추가 인상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청주시의 전세값이 2년전과 비교했을때 평균 1000만~3000만원 가량 뛰었기 때문에 세입자들의 부담감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서원구 한 공인중개사는 “청주지역 전세가격이 처음 계약시점과 비교해볼 때 많게는 3000만원 가까이 치솟은 곳이 있다”며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시세와 물량을 묻는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워낙에 전세물량이 없다보니 기존 주인들이 가격을 더 받으려하는 경향이 더 짙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청주지역 아파트 전세값 상승에 대해 매매시장 침체와 월세전환에 따른 전세매물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아파트 공급과잉 논란에 매매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됐고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이 급격화 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에 집주인들이 월세를 받으려는 경향이 많고 동남지구 등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층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전세난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을철 전세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공급과잉 논란에 관망세를 띄고 있는 실수요자들이 매매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주지역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633만원 정도로 전세가격 475만원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면 매매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된 매매 하락기에 접어든 부동산 가치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청주시 청원구 전세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36) 씨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 차라리 집을 살까 생각하지만 구매 뒤 시세가 떨어질까봐 두렵다”며 “매매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이상 실수요자들이 주택구매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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