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K하이닉스가 청주와 경기도 이천 사업장에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고용노동부와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빠른 시일 내에 자회사 형태의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SK하이닉스는 표준사업장 설립을 통해 사업 초기 연도인 2018년까지 장애인 120여명을 고용하고, 추가로 인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장애인들이 취업과 관련해 느끼는 차별 정도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가 정부와 손잡고 장애인 고용을 위해 노력키로 했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만한 일로 평가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장애인 의무고용비율(민간기업 2.7%)을 지키기 쉽지 않은 기업이 자회사를 세워 장애인근로자를 채용하면 이를 모(母)회사의 장애인 채용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현대, 삼성 등 기업 전반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미 LG생활건강, 카카오, 한국타이어, 롯데제과 등 13개사가 참여의사를 밝힌 만큼,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

물론 취업을 비롯해 결혼·교육·주거·의료 등 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일자리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절박하고 화급한 현안으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정부는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에도 장애인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표준사업장 설립을 적극 독려해 나가는 한편, 이들 사업장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장애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할 능력이 있는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면 공정한 사회라 할 수 없다. 의무비율을 지키지 않는 사업장은 돈만 물릴 게 아니라 형사고발 등 보다 강력하고 엄격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게 더 급선무다.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기업들이 앞장선다면 그 속도는 한결 빨라지게 된다.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만큼 그들의 자립의지를 북돋아주는 일도 없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