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http://blog.naver.com/springlll8

대부분 제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지가 바로 의림지다. 얼마 전 1박 2일 프로그램에 나와서 김준현과 김준호가 땀을 뻘뻘 흘리며 오리배를 탄 곳도 이곳이다.

하루 여행으로 제천을 선택한 후 의림지를 가장 마지막 코스로 정했다. 제천역에서 내려 중앙 시장과 교동 민화 마을까지 갔다 온 후 버스 타고 넘어가면 딱 좋은 하루 코스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계획은 딱 맞아떨어졌다. 교동 민화 마을을 다 돈 후 의림지로 넘어가니 아직도 세시니, 더 오래 의림지에 머물 수 있게 되었다. 표지판이 없는 정류장에 내리니 햇살은 숨을 곳 없이 머리 위를 떠다니고 더위는 한층 더 기승을 부렸다.

정류장에서 길을 건너 의림지 입구로 들어가니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키가 꽤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마련해주니, 더운 여름인데도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얀 오리배는 저수지 위를 유유자적으로 떠다니고 드넓은 호수는 청록색 빛을 냈다. 의림지는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저수지 중 관개용 저수지 역할을 하는 유일한 저수지로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제천 시민에게도 좋은 휴식처를 제공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규모는 15만 제곱미터에 수심 8~13m로 꽤 넓고 깊어서 몇 분 안에 홱 돌아볼 수 있는 코스는 아니다. 벤치와 원두막이 많은 것이 이곳의 매력! 드문드문 사람들이 앉아 있는 벤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원두막에는 배를 내밀며 낮잠을 주무시는 아저씨까지 목가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타박타박 걷다 보면 둘레길 중간에 인공 폭포와 분수를 만날 수 있다. 여름의 더위를 날려줄 듯이 콸콸 흐르는 인공폭포와 분수는 시간을 잘 맞춰 가면 더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야간 조명을 운영한다고 하니 참고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의림지 끝자락에는 조그마한 놀이공원도 있다. 정말 없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것저것 다 둘러보니 벌써 시간은 다섯 시가 되었다. 나이가 꽤 있어 보이는 노송 밑 벤치에 앉아 슈퍼에서 사 온 물을 마셨다. 다섯 시인데도 아직은 해는 중천에 떠 있다. 고요한 저수지 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오리배를 타는 사람들과 소리를 꽥꽥 지르며 바이킹을 타는 사람들 그리고 원두막에 누워있는 아저씨, 나무 그늘 밑 소풍 온 연인들, 유모차를 끌고 가는 새댁과 두 손 꼭 잡고 거니는 노부부까지 우리 앞을 지나쳤다. 참으로 오랜만에 누리는 여유다. 의림지를 마지막 코스로 정한 건 참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이 글은 8월 10일에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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